SK에코플랜트 수송동 사옥. (사진=SK에코플랜트)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이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단순한 소각과 매립 등의 1차원적인 폐기물 처리를 넘어 폐기물 에너지의 고도화를 무기로 삼는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초순수 핵심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분리막 제조 전문기업 세프라텍 지분 18%를 인수했다. 투자 금액은 32억원 규모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지분 투자는 볼트온 전략에 따른 친환경 사업 연계의 연장 선상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SK에코플랜트는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전개했으며 친환경 사업체 인수 이후 유사 사업체를 계속해서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친환경 기업체로 변신을 가속화했다. 수처리 사업도 이에 해당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전국 2000여개 하수·폐수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EMC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수처리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환경기업 퓨어엔비텍과 함께 기존 수처리과정에 분리막을 통한 미생물의 정화 효율성을 높이는 MABR(Membrane Aerated Biofilm Reactor) 기술 연구개발에도 나섰다.

이에 더해 세프라텍 지분 인수 및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기존 수처리사업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초순수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또 지난해 미시간기술과 전기를 활용한 고농도 폐수처리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기술의 고도화는 SK에코플랜트가 지향하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산업 공략 목표와도 부합한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처리 사업의 다운스트림으로 분류되는 단순 소각과 매립을 넘어선 폐배터리 재활용 및 폐기물의 에너지 고도화 등에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한 뒤 만드는 그린 수소 생산 확대 계획이 대표적이다. SK에코플랜트가 전기를 활용한 수처리 사업을 고도화하면서 그린 수소 사업과 연계 가능성과 효율성 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 수소를 통해 생산이 가능한 그린암모니아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한 해상풍력과 태양광 관련 기술력도 보유했다. 태양광 개발과 발전시스템 및 설계·시공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체 탑선에 12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또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SK오션플랜트(前 삼강엠앤티)의 입지가 탄탄하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가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환경과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융합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자산과 솔루션들을 서로 연결하고 융합할 때 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환경-에너지-솔루션 사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SK에코플랜트)

친환경 사업에서 고도화된 기술력 확보는 SK에코플랜트가 목표로 하는 원스톱 밸류체인 구축과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을 통한 글로벌 공략은 허브 앤 스포크(지점 별 물량을 중심에 집중한 뒤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시스템) 전략에 맞춘 자원 확보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일 북미 법인 BETEK의 사명을 'SK에코플랜트 아메키라스'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블룸에너지를 비롯해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등 북미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가 힘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전 세계 22개국에 44개 E-waste(전기·전자폐기물)처리시설 등을 보유한 자회사 테스를 인수하면서 추가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원스톱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그린수소 공급자로 입지 조성은 물론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 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최대 건설사인 CSCEC(중국건축공정총공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해외 재생에너지 사업 공동 개발에도 나섰다. 북미 시장 외에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리카 시장 진출도 목표로 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올해도 볼트온 전략 기조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내실 강화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1차원적인 폐기물 처리사업인 소각과 매립을 넘어 폐기물의 에너지화를 위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