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선보인 메타버스 걸그룹 '메이브'. (자료=넷마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이 격해지고 있다. SM 경영권을 놓고 SM현 경영진-카카오 연합 진영과 하이브-이수만 전 프로듀서 연합 간의 폭로전 양상까지 보이며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인수전 전면에 나선 양 측은 부담이 늘어나고 있으나 표정관리에 나선 기업도 있다. 바로 넷마블이다. 엔터 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넷마블이 결국 SM 인수전에서 '꽃놀이패'를 쥔 모양새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브 지분 18.2%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에 이은 2대 주주다.
넷마블의 하이브 지분 쇼핑은 2018년 4월 이뤄졌다. 하이브 상장 이전부터 2014억원을 투자해 일찌감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BTS월드'를 선보이는 등 BTS의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출시하는 등 엔터 사업과 게임의 연계를 선보이며 콘텐츠 다양화에 힘썼다. 넷마블 그룹 계열사 코웨이 모델로 BTS가 선정되기도 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하이브 지분을 사들인 이후 꾸준히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연예기획사 에이스팩토리 주식 16만9340주를 397억8283만원 가량에 사들였다. 에이스팩토리 주식 51%를 보유하며 과반 지분율 확보로 최대주주로까지 올라섰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직접 경영 의지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융합을 노리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한다면 이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된다. 상호 간 우군 역할을 해 온 넷마블과 하이브의 협력이 SM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넷마블이 특히 주력하는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힘을 합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SM도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메타버스 구현에 페달을 밟던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스튜디오 광야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과 굿즈 등 2차 판권 매출 확대를 위한 인프라 마련에 힘썼던 만큼 넷마블도 스튜디오 광야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와 경쟁구도가 성립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품게 되더라도 넷마블에게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카카오엔터와 함께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를 지난달 25일 공식 데뷔시켰다.
넷마블은 에이스팩토리 인수로 디지털 휴먼 드라마 출연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휴먼의 IP 파워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디지털 휴먼 출연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엔터도 넷마블의 이 같은 계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메이브' 관련 웹툰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 동시 연재하는 등 계열사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의 올해 기대작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도 카카오엔터의 대표 IP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원작으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얽히고 설킨 투자 관계에서도 넷마블은 SM엔터의 경영권 분쟁이 누구의 승리로 끝나는 것과 무관하게 실속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등 승부수로 메타버스 활용 엔터 사업에 집중하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카카오엔터와 하이브 둘 중 누가 인수하더라도 기존 사업 협력 체계를 활용해 보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지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이 걸그룹 에스파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것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컬래버레이션의 적극적"이라며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지식재산을 갖춘 엔터테인먼트사를 활용할 수 있다면 손해 볼 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