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로 영화제의 문을 열었다. 목가적인 삶을 살아가는 카자흐스탄의 한 가족을 묵묵히 따라간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정적이지만, 대지를 살아가는 인물들에게서는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한 예를란 누르무 함베르토 감독과 리사 타케바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아내와 10살 남짓한 아들, 두 딸을 두고 말을 팔러 장터로 떠난 한 남자가 말도둑들에 의해 살해당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 시사 및 간담회에서는 를란 누르무 함베르토 감독은 “개막작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정이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20회 영화제 당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는데, 그 상이 이후 작업의 원동력이 됐다. 또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객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라고 영화제와의 인연을 밝혔다. 예를란 감독은 일본과의 합작에 대해 “칸 영화제에서 이 이야기를 말했고, 만족하면서 일본에 가 프로듀서에게 전달했다. 이후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작업했고, 그 결과가 나오게 됐다”라며 “일본이 중앙 아시아와 공동 작업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번 경우가 카자흐스탄이 된 것이다. 나도 공동 작업에 관심이 많아 성사가 된 것 같다”고 계기를 밝혔다. 특히 일본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가 카자흐스탄인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 배우를 카자흐스탄 배경 영화에 섭외한 것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작은 물론, 연기 측면에서 양국이 합작을 한 것이 흥미롭고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영화는 8년 전 사라진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고, 범인과 맞닥뜨리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 것은 물론, 수십 마리의 말이 달리는 드넓은 초원이 포착되는 등 카자흐스탄의 자연 풍광이 와이드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사회를 맡은 전양전 집행위원장은 이번 개막작에 대해 “카자흐스탄, 일본 합작 영화로서 카자흐스탄적인 요소가 대부분인 이색적인 영화다.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어두운 이면을 와이드 스크린과 롱 쇼트의 미학을 활용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 일들이 진행되는 영화로,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였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8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여자와 아들을 돕는 의문의 남자를 연기한 모리야마 미라이 또한 “처음 뵙겠다. 이 영화로 부산에 오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에서 보낸 2~3주는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 그 작품을 부산 관객들에게 선보여 기쁘게 생각 한다”라고 했다.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여자를 연기한 사말 예슬라모바는 절제된 표현만으로 짊어진 삶의 무게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 영화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완성 작품을 보지는 못했는데, 오늘 개막식에서 보게 돼 기대가 됐다”라고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밝힌 사말 예슬라모바는 “연기 스타일은 감독님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어떤 스타일을 가질 수는 있지만, 감독님의 의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라고 접근법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모리야마 미라이가 연기한 카일럿은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지, 왜 카자흐스탄에 가게됐는지 등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다소 모호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대본 단계에서는 캐릭터가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인지, 또 그가 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는지 배경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시대 설정이나 인물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다”라며 “그렇게 작업을 하면서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대사들, 동작들이 절제됐지만, 그래서 더욱 선명하게 카자흐스탄의 힘 있는, 동시에 따뜻한 대지의 기운이 전면에 느껴진 것 같다”라고 영화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로 문을 연 이번 영화제는 10일 동안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24th BIFF] 와이드 스크린으로 구현한 미학…‘부국제’ 시작 알린 ‘말도둑들. 시간의 길’

부산=장수정 기자 승인 2019.10.03 16:06 | 최종 수정 2139.07.05 00: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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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로 영화제의 문을 열었다. 목가적인 삶을 살아가는 카자흐스탄의 한 가족을 묵묵히 따라간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정적이지만, 대지를 살아가는 인물들에게서는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한 예를란 누르무 함베르토 감독과 리사 타케바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아내와 10살 남짓한 아들, 두 딸을 두고 말을 팔러 장터로 떠난 한 남자가 말도둑들에 의해 살해당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 시사 및 간담회에서는 를란 누르무 함베르토 감독은 “개막작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정이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20회 영화제 당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는데, 그 상이 이후 작업의 원동력이 됐다. 또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객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라고 영화제와의 인연을 밝혔다.

예를란 감독은 일본과의 합작에 대해 “칸 영화제에서 이 이야기를 말했고, 만족하면서 일본에 가 프로듀서에게 전달했다. 이후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작업했고, 그 결과가 나오게 됐다”라며 “일본이 중앙 아시아와 공동 작업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번 경우가 카자흐스탄이 된 것이다. 나도 공동 작업에 관심이 많아 성사가 된 것 같다”고 계기를 밝혔다.

특히 일본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가 카자흐스탄인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 배우를 카자흐스탄 배경 영화에 섭외한 것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작은 물론, 연기 측면에서 양국이 합작을 한 것이 흥미롭고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영화는 8년 전 사라진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고, 범인과 맞닥뜨리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 것은 물론, 수십 마리의 말이 달리는 드넓은 초원이 포착되는 등 카자흐스탄의 자연 풍광이 와이드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사회를 맡은 전양전 집행위원장은 이번 개막작에 대해 “카자흐스탄, 일본 합작 영화로서 카자흐스탄적인 요소가 대부분인 이색적인 영화다.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어두운 이면을 와이드 스크린과 롱 쇼트의 미학을 활용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 일들이 진행되는 영화로,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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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여자와 아들을 돕는 의문의 남자를 연기한 모리야마 미라이 또한 “처음 뵙겠다. 이 영화로 부산에 오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에서 보낸 2~3주는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 그 작품을 부산 관객들에게 선보여 기쁘게 생각 한다”라고 했다.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여자를 연기한 사말 예슬라모바는 절제된 표현만으로 짊어진 삶의 무게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 영화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완성 작품을 보지는 못했는데, 오늘 개막식에서 보게 돼 기대가 됐다”라고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밝힌 사말 예슬라모바는 “연기 스타일은 감독님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어떤 스타일을 가질 수는 있지만, 감독님의 의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라고 접근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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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마 미라이가 연기한 카일럿은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지, 왜 카자흐스탄에 가게됐는지 등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다소 모호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대본 단계에서는 캐릭터가 일본계 카자흐스탄인인지, 또 그가 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는지 배경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시대 설정이나 인물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다”라며 “그렇게 작업을 하면서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대사들, 동작들이 절제됐지만, 그래서 더욱 선명하게 카자흐스탄의 힘 있는, 동시에 따뜻한 대지의 기운이 전면에 느껴진 것 같다”라고 영화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로 문을 연 이번 영화제는 10일 동안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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