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6와 아이오닉5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판매량 추이 비교 (자료=현대차, 그래픽=손기호)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의 국내 판매량이 이전 모델인 ‘아이오닉5’에 역전 당했다. 아이오닉6의 ‘신차 효과’가 벌써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오닉6 판매량은 1632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1911대로, 아이오닉6보다 279대 많았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첫 차 아이오닉5에 이어 두 번째 모델로 아이오닉6를 지난해 출시했다. 아이오닉6가 신형이기 때문에 아이오닉5에 판매량이 뒤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이오닉6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9월 2652대, 10월과 11월은 각각 3667대, 3905대 판매되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아이오닉5 판매량은 지난해 9~11월 각각 2396대, 2169대, 1920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6가 아이오닉5보다 더 많이 팔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아이오닉5가 아이오닉6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아이오닉6 1655대, 아이오닉5 1987대로 아이오닉5가 이겼다. 국내에 출시된지 6개월 만에 아이오닉6의 신차 효과가 시들해진 셈이다.
이처럼 아이오닉6 국내 판매가 아이오닉5보다 적어든 데는 세단형 승용차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선호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캠핑과 다목적 차량 이용이 늘어나면서 SUV 판매량은 승용차보다 많았다. 지난해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은 18만5553대인 반면, SUV 판매량은 21만3710대로 집계됐다. 올해 1~2월도 승용차 판매량은 2만1689대인데 비해, SUV가 3만3878대로 더 많았다.
같은 현대차그룹인 기아의 전기차 EV6도 지난달 1951대가 팔리며, 아이오닉5와 비슷한 판매량을 보였다. 기아 EV6도 아이오닉5와 같이 전기SUV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오닉6는 신차 효과로 많이 판매됐는데, 보조금 영향, 차급 차이, 생산량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폭 줄어든 것 같다”며 “아이오닉6는 승용 세단이고 아이오닉5는 SUV라는 차급이 다른 점과 이에 따른 생산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3월부터 제대로 적용되는 보조금 혜택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6만5015대, 해외 26만2703대 등 총 32만7718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내 22.6%, 해외 4.1%가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 승용 세단은 그랜저가 9817대, 아이오닉6 1632대, 쏘나타 2240대, 아반떼 6336대 등 총 2만25대가 팔렸다.
SUV는 팰리세이드 3539대, 싼타페 2776대, 아이오닉5 1911대, 투싼 3561대, 코나 3225대, 캐스퍼 3164대 등 총 1만9552대가 팔렸다. 상용차는 포터가 1만1099대, 스타리아 3416대, 중대형 버스와 트럭 1227대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90 835대, G80 4290대, GV80 1673대, GV70 2468대 등 총 9696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올해는 코나,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등 신차를 출시한다”며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생산과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5만16대 해외 20만3708대, 특수 303대 등 25만402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특수 판매를 제외하고 국내 26.9%, 해외 12.0%, 국내외 14.7% 증가한 수치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3만7945대로 국내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어 셀토스가 2만6598대, K3가 1만8558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2월 중 일부 반도체 수급 부족 영향이 있었지만, 지난해 대비 특근 확대를 통한 물량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며 “SUV와 친환경차 중심 믹스 개선을 동반한 양적 성장을 통해 수익성 향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