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웨스트 사옥 모습 (사진=KT)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KT가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찬반 의사를 종이를 돌려 취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측은 의결권을 강요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사측은 법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새노조는 21일 성명을 통해 “KT 우리사주 의결권 수합을 즉시 중단하고 전자투표를 시행하라”며 “직책자들이 직원이 가진 우리사주 명단을 출력해서 돌려가며 찬반을 취합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직원들의 우리사주 의결권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소속과 사번이 적혀 있고 롤링페이퍼처럼 직원들 사이에서 돌려보는데 대표이사 선임 안건 등에 반대를 찍기가 직원 입장에서 부담과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T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에게 엑셀로 작성된 표를 A3 용지에 인쇄해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작성된 항목은 의결권 의사 표시, 주총 참석 직접 표시, 의결권 위임, 의결권 미행사 등 4가지다.
이 중 의결권 의사 표시를 선택하면 대표이사 선임의 건 등 주총 안건에 찬성, 반대, 기권 중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 이 양식에는 사원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지만 사번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KT 새노조가 성명서를 내고 'KT 우리사주 의결권 취합 과정에서 소속과 사번이 적힌 종이를 롤링페이처럼 돌려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사진=KT 새노조)
KT 새노조는 “작년 주총 전에도 우리사주 의결권 위임 강요 논란이 있었다”며 “구현모 대표 연임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대출해서 우리사주 매입을 권장했고, 이에 KT 새노조는 우려를 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마다 되풀이되는 우리사주 논란은 투명성과 민주성이 부족하다”며 “전자투표라는 투명하고 편리한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수기로 취합하니 잡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KT 사측은 의결권을 강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KT 사측 관계자는 “우리사주 의결권 위임 요청은 근로복지기본법에 명시된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직원들에게 주주로서 권리행사를 위한 의결권 위임 등을 안내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이 얼마든지 원하는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며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어서 직접 주총일에 의사표시를 하고 싶다면 거기에 따른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새노조는 “윤경림 후보자가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며 “즉시 우리사주 의결권 취합을 중단하고 전자투표를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KT의 지분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10.35%, 현대차그룹 7.79%, 신한은행 5.58%, 기타 18.58%, 소액주주 57.36% 우리사주조합은 0.34% 등이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