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2023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현대건설, 그래픽=정지수)
현대건설이 1분기 주택 원가율 부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다. 다만 당장의 원가율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환경으로 주택 사업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해외 수주 성과 입증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1분기 연결기준(잠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5% 늘어난 6조300억원,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1735억원이다. 이날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의 1분기 실적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건축·주택 부문(38.5%)이다. 2조3190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43.9% 증가했다.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 매출은 각각 6980억원, 39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4%, 28.2%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호실적으로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49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1.9%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높아진 매출원가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93.7%로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주택 사업을 포함한 건축 사업 부문 원가율이 88.8%에서 92.2%로 3.4%p 늘어났다. 그럼에도 전체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늘어난 매출액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한 셈이다. 그동안 쌓아온 수주 실적에 기인한 외형성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측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 및 자푸라 가스 처리 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 공장 등 해외에서 수주한 대형 사업장 실적이 반영됐다"면서 "국내 주택 시장에서 3년간 사업을 확대한 것 역시 일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신규 수주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신규수주 규모는 8조7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특히 해외 수주가 2조74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어든 수치다.
현대건설은 매출 규모를 늘리면서 원가율 상승이라는 악재를 상쇄시킨 셈이다. 대외 환경 영향이 큰 원가율은 관리가 쉽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수주 규모를 계속해서 늘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해외 수주와 원가율 개선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가율 개선 없는 주택 매출 성장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라며 "공기지연을 막기 위해 부자연스럽게 원가 투입이 많았다면 수익성 악화를 담보로 한 매출성장"이라고 지적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이익률 회복은 다소 더딜 전망이나 주택 부문과 해외 매출 확대 및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개선 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5월 사우디 아미랄을 비롯해 사우디 네옴 터널, 카타르LNG 등 대형 프로젝트와 호주 송변전 시장 진출 가능성으로 해외 수주잔고 확대 기대감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해외 수주 유력 프로젝트 합산 규모만 연간 수주 목표의 88%에 달한다"며 "하반기에도 다수의 안건이 있어 내년 이후의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