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SM6 차량 구매자 A씨가 차량 구매 한 달 만에 각종 경고 메시지가 뜨기 시작해 2년간 14번의 수리를 했다고 본지에 제보한 가운데, A씨가 제보한 '엔진제어 장치 이상' 경고 메시지 표시 모습(상단 왼쪽)과 SM6 차량 (사진=제보, 르노코리아)
“신차 구매 한 달 만에 경고등이 뜨기 시작해서 2년간 14번을 수리했어요.”
르노 코리아 SM6 차량을 구매한 A씨는 반복되는 차량 고장으로 일상 생활까지 지장을 받았다. 지난 13일 뷰어스에 제보를 한 A씨는 “르노 코리아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무상 수리 기간이 끝나면 유상 수리를 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어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 “2년간 14번 수리…2000~3000km 탈 때마다 문제 생겨”
A씨는 지난 2021년 7월 르노 SM6 신차를 경남 진주시의 르노 코리아 한 대리점에서 구매했다. A씨는 “전시 차량을 할인 받고 구매하게 됐는데, 한 달 만에 차량 정비 경고등이 떴다”며 “신차인데 배터리 이상이 있다고 해서 배터리도 교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차를 판매한 딜러는 미안하다며 배터리 교체 비용은 대신 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차량의 문제가 있음을 판매자가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때부터다. 이후 A씨의 SM6 신차는 다양한 문제로로 경고등이 뜨거나 작동이 안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A씨는 “2000~3000km정도 탈 때마다 문제가 발생해 2년간 14번이나 수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량 수리를 맡겨야 해서 차 렌트를 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고, 불안함에 차를 직접 몰 수 없으니 수리하는 곳에서 가져가라고 하기도 했다”고 했다. A씨는 이처럼 반복적인 경고등 표시와 미작동 문제로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 “르노 프랑스 본사도 모른다 말했다 해…원인 못찾고 유상수리 고지만 강조”
르노 코리아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프랑스 본사까지도 이 차량의 문제를 살펴봤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거주 지역에 르노 코리아 직영 정비소가 없어서 르노의 협력 정비소에 처음 맡겼었다”며 “이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직영 정비소에서도 점검이 이뤄졌고 원격으로 프랑스 본사에서도 봤다고 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르노 코리아뿐 아니라 르노 프랑스 본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의 차량을 소비자가 신차로 받아서 끌고 있음을 인지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르노 코리아 측은 무상수리가 끝나면 유상수리로 전환된다는 말만 반복 고지했다. 지속적인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차량 결함 가능성이 있음에도 향후 유상 수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지받아 소비자는 불안함만 가중됐다.
A씨는 “지역실장이라는 분이 무상수리 기간이 끝나면 유상스리를 해야 한다는 말만 강조했다”며 “원인은 찾지도 못하고 무상수리 내역은 1500만원어치가 된다. 이후 또 문제가 발생하면 이 만큼의 수리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알 아닌가”라며 우려했다.
제보자 A씨가 차량을 구매한 2021년 7월 이후 2021년 11월15일 '차량안정화 장치 점검 요망(왼쪽 끝)' 메시지를 비롯해 2022년 4월1일 '엔진 긴급정지됨', 같은 해 6월2일 '브레이크 장치를 점검' 경고 메시지가 뜬 모습 (사진=제보)
■ “한 달 만에 정비 경고등 뜨고 지속 수리”…르노 “소비자 불편에 죄송”
A씨가 나열한 문제는 다양했다. 배터리 교체 후에도 카메라 문제, 브레이크 점검 등을 해야했다. A씨는 “계기판에 있는 차량 점검 관련 경고등은 거의 다 떴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A씨는 “어떤 때는 차량 부품이 없어서 기다리라고 해서 6개월이나 기다렸다”며 “너무 오래 걸려서 AS센터에 전화해서 신차는 계속 나오는데 왜 부품이 없어서 수리를 못 받느냐고 말했더니 그날 바로 부품이 내려왔다고 수리에 들어간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번은 오토라이트 문제로 차량을 입고했다. A씨는 “헤드램프가 밤에 자동으로 켜져야 하는데 켜지지 않았다”며 “정비소에서 헤드램프 각도에 문제가 있는 불량 문제를 발견했고 애초에 차량이 불량 등 문제가 있었던 차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가 제보한 경고 메시지 갈무리 사진에는 차량 구입 해인 2021년 11월15일에는 '차량안정화 장치 점검 요망' 메시지를 비롯해 2022년 4월1일 '엔진 긴급정지됨', 같은 해 6월2일 '브레이크 장치를 점검' 등의 경고 메시지가 떠 있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고객께 불편과 심려를 드려 송구하다”며 “최근 차량 내 전자장치의 고도화 등으로 다양한 안내 문구가 계기판을 통해 안내되고 있는데 고객 불편 내용이 서비스점 입고 점검 때 현상 재현이 되지 않아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데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답했다.
다만 “보증 기간 이후에는 수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에 말한 것은 실무 담당자가 고객분께 안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 “완성차 중 이런 결함차 있어”…정비명장 “배선 전체 갈아줘야”
전문가들은 완성차 중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결함차가 몇 대씩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완성차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원인을 찾을 때까지 무상수리를 연장한다든지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제작사가 소비자 중심으로 고민을 해줘야 한다”며 “일반차와는 다르게 반복적으로 여러 문제가 돌아가면서 계속 발생하면 제작사가 AS 기간을 늘려준다든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작사가 원인을 못 찾는 경우가 있다. 새 차라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가 간혹 있고,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이처럼 돌아가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간혹 있다”며 “이런 경우는 AS 기간이 끝나도 좀더 기간을 눌려줘야 하고, 소비자를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사가 문제가 있는 차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무상수리 기간이 끝나면 유상수리로 전환된다는 원론적인 말만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제작사의 차를 다시는 타지 말라는 말을 주변하게 돼서 안티가 많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명장은 정비를 하면서 차량 배선 전체를 갈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카123텍 대표)은 “전시 차량이라서 문제인 게 아니라 새 차 중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간혹 나온다”면서 “배선과 콘트롤 박스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명장은 “정비하는 곳에서 이 차량의 배선을 통째로 다 갈아보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차들은 배선과 배선을 용접이 아닌 집어서 연결하는데, 이 경우 접촉이 잘 안되고 부하가 걸리고 저항값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며 “전체 배선을 갈아주는 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르노 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현재 예방 정비 차원에서 차량 배선 교환을 포함해 해당 고객 차량의 문제점은 모두 해소된 상태”라며 “만일 동일 문제 발생 시 고객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완벽 정비를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 본사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 연구소 담당부서를 통한 합동 점검을 했던 것을 고객께서 프랑스 본사 체크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