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이 딜레마에 빠졌다. 시장 환경 악화로 민간 건설사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공주택 물량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공급난 우려를 대비해 공공 분양 계획을 서두를수록 LH의 존재감은 다시 커질 전망이다. LH는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내부 개혁과 함께 차질없는 사업 진행이라는 고난도 숙제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중으로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관련한 공급 대책 발표와 함께 LH의 토지 공급과 발주 등을 직접 챙겨 공공 부문 주택 물량을 늘린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토지 공급과 인허가뿐 아니라 공공 발주 물량을 당기는 등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 부문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LH가 추진하는 토지 공급 및 발주 등을 직접 들여다보면서 공공 부문 인허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공공 부문 주택 공급에 힘을 주는 배경에는 최근 인허가 물량과 착공 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단기적인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727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줄었고 착공 물량도 54.1% 감소한 10만2299가구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공공분양 착공 물량은 3018가구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목표치는 7만6000호였으나 10%도 채우지 못했다. 이에 더해 지속적으로 다수의 공공 분양 물량을 소화할 LH의 정상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이달 중으로 LH 조직 규모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LH도 설계·감리 업체와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내부적인 장치 마련으로 분주하다. 실제로 LH는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관업체와 맺은 것으로 확인된 계약 총 11건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약 2800가구의 공급 계획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공급 규모 최대 관건인 3기 신도시 대부분 물량도 LH가 맡고 있는데 내부 개혁 문제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에서 조금씩 지연이 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으나 특별히 이번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정 변동"이라며 "특히 고양 창릉신도시는 이달 착공을 확실시하는 등 신도시 사업에 원활한 추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공공분양 물량이 전체 분양 물량에 2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공공 물량 확대만으로는 향후 있을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난 대비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공공 부문에서 단기간에 빠르게 물량을 늘리는 좋은 방법은 이미 확보한 3기 신도시 사업을 최대한 조기에 활성화해서 공급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을 대비하기 위해 민간 공급 사전 청약 등을 통해 실수요자 들을 대기 수요로 만들어 두고 이와 함께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 등을 활용한 추가 공급에도 나설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대 예고된 LH, 공급난 구원투수 역할 가능할까

전국 착공 물량,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
공공 분양 착공 물량도 3018가구 그쳐…목표치 10%도 채우지 못해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9.07 14:11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이 딜레마에 빠졌다. 시장 환경 악화로 민간 건설사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공주택 물량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공급난 우려를 대비해 공공 분양 계획을 서두를수록 LH의 존재감은 다시 커질 전망이다. LH는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내부 개혁과 함께 차질없는 사업 진행이라는 고난도 숙제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중으로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관련한 공급 대책 발표와 함께 LH의 토지 공급과 발주 등을 직접 챙겨 공공 부문 주택 물량을 늘린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토지 공급과 인허가뿐 아니라 공공 발주 물량을 당기는 등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 부문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LH가 추진하는 토지 공급 및 발주 등을 직접 들여다보면서 공공 부문 인허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공공 부문 주택 공급에 힘을 주는 배경에는 최근 인허가 물량과 착공 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단기적인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727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줄었고 착공 물량도 54.1% 감소한 10만2299가구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공공분양 착공 물량은 3018가구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목표치는 7만6000호였으나 10%도 채우지 못했다.

이에 더해 지속적으로 다수의 공공 분양 물량을 소화할 LH의 정상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이달 중으로 LH 조직 규모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LH도 설계·감리 업체와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내부적인 장치 마련으로 분주하다.

실제로 LH는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관업체와 맺은 것으로 확인된 계약 총 11건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약 2800가구의 공급 계획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공급 규모 최대 관건인 3기 신도시 대부분 물량도 LH가 맡고 있는데 내부 개혁 문제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에서 조금씩 지연이 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으나 특별히 이번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정 변동"이라며 "특히 고양 창릉신도시는 이달 착공을 확실시하는 등 신도시 사업에 원활한 추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공공분양 물량이 전체 분양 물량에 2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공공 물량 확대만으로는 향후 있을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난 대비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공공 부문에서 단기간에 빠르게 물량을 늘리는 좋은 방법은 이미 확보한 3기 신도시 사업을 최대한 조기에 활성화해서 공급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을 대비하기 위해 민간 공급 사전 청약 등을 통해 실수요자 들을 대기 수요로 만들어 두고 이와 함께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 등을 활용한 추가 공급에도 나설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