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용역 전관카르텔 혁파 관련 회의에서 인사말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관련 시공사인 GS건설에 최대 수위의 징계가 예고됐다. 이에 발주처인 LH의 대규모 조직 개편 및 권한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LH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의 철근 누락 의혹 수사와 관련해 LH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LH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6일 광주경찰청을 시작으로 25일에는 경남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 서울경찰청이 잇달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의 수사가 끝나는대로 LH가 발주한 아파트 철근 누락 의혹에 대한 법적 책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검단아파트 사고 및 GS건설 현장점검 결과 회의'에서 "LH가 가장 엄정한 처분과 시정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원칙을 말씀드린다"며 "LH는 공기업으로서 업무를 성실히 하고 감독하는 실무적 책임이 있다. 해당 행위가 배임이나 업무 태만, 중대한 직무 유기에 해당할 수 있어 각 담당자의 책임과 관련해 이번 발표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LH 본사에서 압수수색 종료 후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장관 직권으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단지 시공사인 GS건설에 영업정지 8개월과 함께 서울시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추가로 요청했다. 최대 10개월의 영업정지가 예고되면서 사실상 최고 수위의 징계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GS건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고려했을 때 발주처인 LH에 대한 조직 재정비도 광범위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 권한을 축소하고 일부 업무를 이관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 장관은 전날 출입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LH를) 어떻게 구조 개선 할 것인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사업구조와 그에 따른 인력 재배치, 구성원들의 업무 태도에 대한 체질 개선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LH 전관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해결책을 제시할 전망이다.
원 장관은 "전관 문제에 대해 가장 강하게 수술을 받게 될 대상은 LH와 국토부"라고 강조했다. LH는 자체적으로 입찰 업체에 LH 출신 명단 제출을 받는 방안 등을 시행한다. 이와 함께 앞서 땅투기 사태 당시 약속한 인력구조 조정과 사업구조 재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LH의 전관예우 근절이 사태 재발을 위한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진짜 전문가들이 관련 업계에 취업하지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불법적인 로비를 차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