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 DB 수년 전부터 여행에 ‘미친’ 친구가 있었다. ‘인생의 여행이다’라는 모토로 시간만 나면, 국내든 해외든 돌아다녔다. 그런데 이 친구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난 관광 따위는 안해. 여행을 하지”였다. 여기에는 남들이 가는 관광지는 가지 않고, 뭔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떠난다는 뜻이었다. 우습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뭔가 우월함에 도취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1. 여행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2. 관광 :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함. 배낭여행은 있어도 배낭관광은 이상하다. 여행자는 그럴 듯한데, 관광자는 ‘오타’ 같다. 역으로 관광객과 여행객은 자연스럽다. 한국관광공사는 있는데 여행공사는 없다. 여행작가, 여행기자는 있어도, 관광작가, 관광기자는 못 들어 본 거 같다. 패키지관광과 패키지여행은 동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여행과 어찌되었든 관계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사전적 의미가 아닌 자신들의 머릿속에는 여행과 관광의 차이가 어떻게 자리 잡았을까. “관광은 산업이고 여행은 사람이 하는 행동 아닐까” (여행 기획자) “여행이 좀 더 포괄적이고, 관광은 글쎄 휴식보단 경험 체험” (여행 자주 다니는 직장인) “여행은 그냥 노는 거. 굳이 나누자면 자유여행, 관광은 목적성이 있는 거 패키지여행 정도?” (여행 기자) “보는 것과 느끼는 것?” (여행 기자) “관광은 좀 더 즐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고 여행은 자기 주도, 계획, 배움, 휴식 등등. 단순히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을 넘어서 어떤 경험까지 다 아우르는 것” (여행 기자) “관광은 뭔가 관광지나 유적지에 가야 할 것 같고, 여행은 나 혼자라도 어디든 편한” (방송 작가) “여행은 놀러가는 거, 관광은 돈 쓰러 가는 거” (소설가) “여행지 내에서 제가 선택하는 건 여행이고 가이드가 선택하는 건 관광” (작곡가) 답변한 사람 중 한명이 이런 말도 덧붙였다. “기사 날로 먹는구나”

[여행 한담] 물어봤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를…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0.17 16:57 | 최종 수정 2019.10.23 17:07 의견 0
사진=뷰어스 DB


수년 전부터 여행에 ‘미친’ 친구가 있었다. ‘인생의 여행이다’라는 모토로 시간만 나면, 국내든 해외든 돌아다녔다. 그런데 이 친구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난 관광 따위는 안해. 여행을 하지”였다. 여기에는 남들이 가는 관광지는 가지 않고, 뭔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떠난다는 뜻이었다. 우습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뭔가 우월함에 도취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1. 여행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2. 관광 :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함.

배낭여행은 있어도 배낭관광은 이상하다. 여행자는 그럴 듯한데, 관광자는 ‘오타’ 같다. 역으로 관광객과 여행객은 자연스럽다. 한국관광공사는 있는데 여행공사는 없다. 여행작가, 여행기자는 있어도, 관광작가, 관광기자는 못 들어 본 거 같다. 패키지관광과 패키지여행은 동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여행과 어찌되었든 관계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사전적 의미가 아닌 자신들의 머릿속에는 여행과 관광의 차이가 어떻게 자리 잡았을까.

“관광은 산업이고 여행은 사람이 하는 행동 아닐까” (여행 기획자)

“여행이 좀 더 포괄적이고, 관광은 글쎄 휴식보단 경험 체험” (여행 자주 다니는 직장인)

“여행은 그냥 노는 거. 굳이 나누자면 자유여행, 관광은 목적성이 있는 거 패키지여행 정도?” (여행 기자)

“보는 것과 느끼는 것?” (여행 기자)

“관광은 좀 더 즐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고 여행은 자기 주도, 계획, 배움, 휴식 등등. 단순히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을 넘어서 어떤 경험까지 다 아우르는 것” (여행 기자)

“관광은 뭔가 관광지나 유적지에 가야 할 것 같고, 여행은 나 혼자라도 어디든 편한” (방송 작가)

“여행은 놀러가는 거, 관광은 돈 쓰러 가는 거” (소설가)

“여행지 내에서 제가 선택하는 건 여행이고 가이드가 선택하는 건 관광” (작곡가)

답변한 사람 중 한명이 이런 말도 덧붙였다. “기사 날로 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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