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의 2023년 1~8월 해외건설 수주 실적. (자료=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그래픽=정지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수주를 주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 지역은 물론 북미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서도 대형 일감을 확보했다. 양 사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해외건설 수주액 350억 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219억3000만달러다. 이는 작년 동기(183억달러) 대비 19.9% 증가한 수치다.
삼성물산은 올 8월까지 해외 누적 수주 금액 57억7968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주액 1위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이보다 근소하게 낮은 56억1729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금액 합산은 114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에 52% 수준이다. 절반 이상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손에서 나온 셈이다.
양 사는 지난 몇 년 간 주택사업 호황기에도 해외 수주 고삐를 놓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해외 수주액 41억 6161만달러로 1위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도 64억 5462만 달러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69억 6851만 달러, 53억 8100만 달러 등을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해외 수주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은 올해 대만 현지 대형 금융그룹인 푸본금융그룹 자회사 푸본생명보험이 발주한 푸본 아오지디 복합 개발 공사를 따냈으며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 공사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에서 대형 수주 낭보를 전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일환 중 하나인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프로젝트를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24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자푸라 가스전 2단계와 함께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전 프로젝트 수주에도 나설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동에서 추가로 수주가 확정된 사업은 없으나 중동 지역에서 추가적인 일감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달 미국에서 20억4000만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및 자동차 공장 공사를 따내면서 건설업계 8월 해외 수주 실적을 주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물론 대우건설이나 포스코이앤씨 등도 최근 해외 수주에 힘을 주고 있다"면서 "중동 지역이나 동유럽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각 건설사의 해외 사업 전문 인력 확보도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