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SKT)의 대중을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 ‘에이닷’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베타테스트를 거쳐 지난달 본격 출시하며 ‘AI 비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에이닷(A.) 전화’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선 통화 녹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호했지만, 녹음된 내용을 문서화하고 이를 다시 핵심을 요약해준다는 점에 더 주목된다. 1일 기자가 직접 ‘A. 전화’의 ‘통화요약’을 사용해봤다. SKT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 전화'의 '통화요약' 서비스를 기자가 직접 이용한 모습. 통화 내용을 문서화하고 핵심 요약을 정리해준다. 오른쪽은 약속 일정을 변경하는 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핵심을 정리해줄 뿐 아니라 캘린더에 일정 등록 버튼까지 AI가 제안해주고 있다. (사진=에이닷 갈무리) ■ ‘약속 변경 통화’ 후 핵심 요약에 캘린더 저장버튼까지 ‘에이닷’을 실행하면 하단에 ‘통화요약’ 버튼이 새로 생겼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통화 내용을 문서화할 뿐 아니라, 그 내용을 다시 요약해주고 검색 기능인 해시태그(#)까지 달아준다. 이는 업무 효율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자가 전화로 만남 약속을 변경하는 전화 통화를 했을 때, 해당 일자에 캘린더 버튼이 생성돼 일정 등록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AI가 제안해주기까지 했다. 따로 만남 일정을 메모한 후 캘린더 앱을 열어서 날짜와 누구와의 약속인지를 적어야 하는 과정을 생략해준 것이다. 더구나 제목은 기자보다 더 잘 뽑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날짜 변경을 요청하는 OO회사의 OO대리’라고 적힌 제목은 핵심인 ‘날짜 변경 요청’과 ‘누가 요청했는지’가 군더더기 없이 요약됐다. 이뿐 아니다. 짧은 통화가 아닌 긴 통화의 경우 제목에 핵심 요약을 부제로 자동으로 작성해준다. 만남 약속을 미루자는 내용의 통화였다. 통화 중에는 ‘이번이 두 번째 미뤄진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제목은 ‘미루기 연발, 업무 협조의 어려움’이라고 적혔다. AI가 요약한 핵심인 ‘상세 요약’ 기능에선 ‘일정 조율 요청’, ‘미룬 일정에 대한 논의’, ‘일정 조율 재요청’ 등으로 통화 내용 순서대로 핵심을 쏙쏙 잘 뽑아냈다. SKT 에이닷(A.) 전화 서비스에서 긴 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AI가 '상세 내용'을 정리해 제시해주고 있다. (사진=에이닷 갈무리) ■ KT와 다른 SKT의 ‘대중’ 전략…유영상 SKT 사장 “잘하는 분야 깊게 파기” SKT는 유영상 사장이 지난 26일 에이닷을 정식 출시하며 “잘하는 분야에서 깊게 파겠다”며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피라미드 최상단에는 ‘AI 비서’ 서비스가 있다. AI 비서 서비스의 첫 번째로 ‘A. 전화’를 선보인 것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로 전 세계의 AI 서비스 바람을 일으킨 오픈AI의 챗GPT와 달리 통신사인 SKT가 잘하는 분야인 전화 통화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최고로 일궈보겠다는 구상이다. 시도도 도전적이다. SKT 에이닷은 시작부터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전략을 취했다. 대중이 사용해보며 오류가 있으면 봐주지 않고 비난을 쏟아낼 텐데도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지난 10월22일 유영상 SKT 사장이 서울 SK서린빌딩에서 도이치텔레콤과 '통신사향(向) AI LLM' 공동 개발 의향서에 서명한 후,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등에게 AI 비서 등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T) 반면, 경쟁사 KT는 지난달 31일 초거대 AI ‘믿음’을 공식 출시하며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전략을 취했다. 이에 기자가 직접 KT의 ‘믿음’이 적용된 AI 서비스를 사용해볼 수 있는지 KT 측에 물었지만, KT 관계자는 “B2B 서비스라 기업이 아닌 이상 사용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KT는 B2C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믿음’ 서비스가 얼마나 발전된 기능을 가졌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SKT는 비난에도 B2C로 베타서비스부터 밟아 정식 출시까지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지적도 제기됐지만 꿋꿋이 감내하고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A. 전화’에서 ‘상세 요약’ 기능은 ‘베타테스트’라고 적혀 있고, 하단엔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의사항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사용해봤을 땐 간혹 발음이 정확히 인지되지 않아 생긴 오타나 발신자와 수신자의 대화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는 있지만 큰 핵심은 잘 정리해줬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통화 녹음 내용이 SKT 서버에 저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러나 통화 녹음 파일은 통화 요약을 삭제하거나, 에이닷 앱에서 로그아웃하거나, 앱 자체를 삭제하면 모두 지워진다. 이에 파일을 보관하려면 별도 저장해야 한다. SKT 관계자는 ‘A. 전화’ 녹음 변환 파일 관련 “에이닷 앱을 로그아웃 하거나 앱을 삭제하면 텍스트로 변환한 내용들은 삭제되고 보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T ‘에이닷 전화’ 써보니…통화 핵심까지 ‘쏙쏙’

“OO회사 △△이 날짜 변경 요청”…긴 통화 내용 제목 뽑고, 해시태그까지 ‘척척’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1.01 16:52 | 최종 수정 2023.11.01 17:13 의견 0

국내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SKT)의 대중을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 ‘에이닷’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베타테스트를 거쳐 지난달 본격 출시하며 ‘AI 비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에이닷(A.) 전화’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선 통화 녹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호했지만, 녹음된 내용을 문서화하고 이를 다시 핵심을 요약해준다는 점에 더 주목된다. 1일 기자가 직접 ‘A. 전화’의 ‘통화요약’을 사용해봤다.

SKT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 전화'의 '통화요약' 서비스를 기자가 직접 이용한 모습. 통화 내용을 문서화하고 핵심 요약을 정리해준다. 오른쪽은 약속 일정을 변경하는 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핵심을 정리해줄 뿐 아니라 캘린더에 일정 등록 버튼까지 AI가 제안해주고 있다. (사진=에이닷 갈무리)

■ ‘약속 변경 통화’ 후 핵심 요약에 캘린더 저장버튼까지

‘에이닷’을 실행하면 하단에 ‘통화요약’ 버튼이 새로 생겼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통화 내용을 문서화할 뿐 아니라, 그 내용을 다시 요약해주고 검색 기능인 해시태그(#)까지 달아준다.

이는 업무 효율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자가 전화로 만남 약속을 변경하는 전화 통화를 했을 때, 해당 일자에 캘린더 버튼이 생성돼 일정 등록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AI가 제안해주기까지 했다. 따로 만남 일정을 메모한 후 캘린더 앱을 열어서 날짜와 누구와의 약속인지를 적어야 하는 과정을 생략해준 것이다.

더구나 제목은 기자보다 더 잘 뽑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날짜 변경을 요청하는 OO회사의 OO대리’라고 적힌 제목은 핵심인 ‘날짜 변경 요청’과 ‘누가 요청했는지’가 군더더기 없이 요약됐다.

이뿐 아니다. 짧은 통화가 아닌 긴 통화의 경우 제목에 핵심 요약을 부제로 자동으로 작성해준다. 만남 약속을 미루자는 내용의 통화였다. 통화 중에는 ‘이번이 두 번째 미뤄진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제목은 ‘미루기 연발, 업무 협조의 어려움’이라고 적혔다.

AI가 요약한 핵심인 ‘상세 요약’ 기능에선 ‘일정 조율 요청’, ‘미룬 일정에 대한 논의’, ‘일정 조율 재요청’ 등으로 통화 내용 순서대로 핵심을 쏙쏙 잘 뽑아냈다.

SKT 에이닷(A.) 전화 서비스에서 긴 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AI가 '상세 내용'을 정리해 제시해주고 있다. (사진=에이닷 갈무리)


■ KT와 다른 SKT의 ‘대중’ 전략…유영상 SKT 사장 “잘하는 분야 깊게 파기”

SKT는 유영상 사장이 지난 26일 에이닷을 정식 출시하며 “잘하는 분야에서 깊게 파겠다”며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피라미드 최상단에는 ‘AI 비서’ 서비스가 있다. AI 비서 서비스의 첫 번째로 ‘A. 전화’를 선보인 것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로 전 세계의 AI 서비스 바람을 일으킨 오픈AI의 챗GPT와 달리 통신사인 SKT가 잘하는 분야인 전화 통화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최고로 일궈보겠다는 구상이다.

시도도 도전적이다. SKT 에이닷은 시작부터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전략을 취했다. 대중이 사용해보며 오류가 있으면 봐주지 않고 비난을 쏟아낼 텐데도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지난 10월22일 유영상 SKT 사장이 서울 SK서린빌딩에서 도이치텔레콤과 '통신사향(向) AI LLM' 공동 개발 의향서에 서명한 후,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등에게 AI 비서 등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T)


반면, 경쟁사 KT는 지난달 31일 초거대 AI ‘믿음’을 공식 출시하며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전략을 취했다. 이에 기자가 직접 KT의 ‘믿음’이 적용된 AI 서비스를 사용해볼 수 있는지 KT 측에 물었지만, KT 관계자는 “B2B 서비스라 기업이 아닌 이상 사용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KT는 B2C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믿음’ 서비스가 얼마나 발전된 기능을 가졌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SKT는 비난에도 B2C로 베타서비스부터 밟아 정식 출시까지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지적도 제기됐지만 꿋꿋이 감내하고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A. 전화’에서 ‘상세 요약’ 기능은 ‘베타테스트’라고 적혀 있고, 하단엔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의사항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사용해봤을 땐 간혹 발음이 정확히 인지되지 않아 생긴 오타나 발신자와 수신자의 대화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는 있지만 큰 핵심은 잘 정리해줬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통화 녹음 내용이 SKT 서버에 저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러나 통화 녹음 파일은 통화 요약을 삭제하거나, 에이닷 앱에서 로그아웃하거나, 앱 자체를 삭제하면 모두 지워진다. 이에 파일을 보관하려면 별도 저장해야 한다.

SKT 관계자는 ‘A. 전화’ 녹음 변환 파일 관련 “에이닷 앱을 로그아웃 하거나 앱을 삭제하면 텍스트로 변환한 내용들은 삭제되고 보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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