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20일 영국 국빈 방문에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대거 동행한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드러난 가운데 이번 동행이 분위기 전환의 신호탄이 될 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 국책·시중은행장들이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다. 3박 4일 일정의 이번 방문에 주요 은행장들은 양국 간 금융협력 강화를 위한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영국 국왕 찰스 3세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 해외 정상으로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 은행장들은 지난 6월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길에도 대거 동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등 6개 은행의 수장들이 대통령 일정을 따랐다. 당초 경제사절단 명단에 은행장들은 빠졌지만 현 정부 들어 금융의 해외진출이 주요 정책으로 채택됨에 따라 최종 명단에 변화가 생겼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도 영국이 유럽권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양국 금융 교류 강화 차원에서 주요 은행장들이 사절단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이 영국 런던을 찾아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면서 중동과 아시아 등지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지 않느냐"며 "제2의 중동 건설 붐과 방산 수출 등의 과정에서 금융이 맡아야 할 역할도 상당히 크다"고 동행 배경을 전했다. 다만, 이번 은행장의 동행에 대통령 의중을 파악하고 교감을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금융권에선 추측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회의에서 은행권에 대해 '독과점', '갑질'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고금리로 은행들이 손쉽게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성과급 잔치에는 후한 반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대통령의 날선 비판에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서민금융 강화 등 추가 지원책을 모색 중이다. 이번 대통령 해외 방문에 은행장들이 적극 동참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8일(현지시간) 뉴몰든 한인타운을 방문, 지역 한인 합창단 공연을 관람한 뒤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禍 누그러질까’...5대 은행장, 대통령 英 방문 동행

국책은행장 외 5대 시중은행장 모두 동행
표면적으로는 “중동, 유럽 수출에 금융 역할 커”
대통령 은행 날선 비판에 ‘교감 확대’ 기대도

최중혁 기자 승인 2023.11.09 15:46 | 최종 수정 2023.11.09 16:11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의 20일 영국 국빈 방문에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대거 동행한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드러난 가운데 이번 동행이 분위기 전환의 신호탄이 될 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 국책·시중은행장들이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다.

3박 4일 일정의 이번 방문에 주요 은행장들은 양국 간 금융협력 강화를 위한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영국 국왕 찰스 3세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 해외 정상으로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

은행장들은 지난 6월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길에도 대거 동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등 6개 은행의 수장들이 대통령 일정을 따랐다. 당초 경제사절단 명단에 은행장들은 빠졌지만 현 정부 들어 금융의 해외진출이 주요 정책으로 채택됨에 따라 최종 명단에 변화가 생겼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도 영국이 유럽권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양국 금융 교류 강화 차원에서 주요 은행장들이 사절단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이 영국 런던을 찾아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면서 중동과 아시아 등지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지 않느냐"며 "제2의 중동 건설 붐과 방산 수출 등의 과정에서 금융이 맡아야 할 역할도 상당히 크다"고 동행 배경을 전했다.

다만, 이번 은행장의 동행에 대통령 의중을 파악하고 교감을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금융권에선 추측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회의에서 은행권에 대해 '독과점', '갑질'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고금리로 은행들이 손쉽게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성과급 잔치에는 후한 반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대통령의 날선 비판에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서민금융 강화 등 추가 지원책을 모색 중이다. 이번 대통령 해외 방문에 은행장들이 적극 동참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업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8일(현지시간) 뉴몰든 한인타운을 방문, 지역 한인 합창단 공연을 관람한 뒤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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