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5'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올해 회계기준 변동으로 이변이 속출하고 있어 '고무줄 실적' 등 신뢰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DB, 메리츠, 현대, KB 등 손해보험사 '빅5'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7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5735억원)에 비해 60% 증가한 규모다. 다만, 회사별 수익 편차는 컸다. 삼성화재 1조6433억원, 메리츠화재 1조3343억원, DB손해보험 1조2624억원, 현대해상 7864억원, KB손해보험 6803억원으로, 1등과 5등 간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전년동기대비 증감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순익이 각각 27.0%, 26.7% 증가한 반면, DB손보와 현대해상, KB손보 등은 8.2%, 8.0%, 2.8%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4963억원)가 깜짝 1등에 올라섰다. 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4295억원)의 순익마저 넘어섰다. 이변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새 회계제도 가이드라인이 있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는 해지율,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지난 1분기 손보사의 순익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율 등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보험사의 경우 특히 이익이 크게 나타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발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국은 지난 6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바뀐 가이드라인으로 영업실적을 집계하자 기존 보수적으로 가정했던 메리츠화재의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을 통해 IFRS17 적용 당시 현대, DB 등이 낙관적으로 접근했고, 메리츠가 보수적으로 접근했음이 확인된 것 같다"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계속 이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보사 ‘빅5’ 3분기 누적 순익 6조 근접...“회계기준 논란 지속”

삼성, 메리츠, DB, 현대, KB 합계순익 5.7조
바뀐 가이드라인 적용...메리츠 3분기 깜짝 1위
“회계기준 변동 따라 올해 실적 이변 계속될 듯”

최중혁 기자 승인 2023.11.15 14:35 의견 0

국내 '빅5'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올해 회계기준 변동으로 이변이 속출하고 있어 '고무줄 실적' 등 신뢰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DB, 메리츠, 현대, KB 등 손해보험사 '빅5'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7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5735억원)에 비해 60% 증가한 규모다.

다만, 회사별 수익 편차는 컸다. 삼성화재 1조6433억원, 메리츠화재 1조3343억원, DB손해보험 1조2624억원, 현대해상 7864억원, KB손해보험 6803억원으로, 1등과 5등 간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전년동기대비 증감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순익이 각각 27.0%, 26.7% 증가한 반면, DB손보와 현대해상, KB손보 등은 8.2%, 8.0%, 2.8%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4963억원)가 깜짝 1등에 올라섰다. 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4295억원)의 순익마저 넘어섰다.

이변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새 회계제도 가이드라인이 있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는 해지율,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지난 1분기 손보사의 순익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율 등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보험사의 경우 특히 이익이 크게 나타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발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국은 지난 6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바뀐 가이드라인으로 영업실적을 집계하자 기존 보수적으로 가정했던 메리츠화재의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을 통해 IFRS17 적용 당시 현대, DB 등이 낙관적으로 접근했고, 메리츠가 보수적으로 접근했음이 확인된 것 같다"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계속 이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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