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까지 '자구계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태영그룹이 8일 오전까지 890억원 태영건설 지원을 밝히는 등 상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지난 7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기존에 제시한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 지원과 함께 다른 자구안 이행과 관련해서도 확약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윤세영 창업주의 딸 윤재연씨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자금 513억원 등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기존 자구안 외에 추가 자구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최종 받아들여질 지 여부는 미지수다.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태영그룹이 보유한 SBS나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지분도 동원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태영그룹은 SBS의 경우 방송통신법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고,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경영권이 흔들리면 워크아웃이 오히려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에 재무적 위험이 발생할 경우 자구안 중 하나인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채권단에 설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와이홀딩스는 에코비트 지분 50%를 담보로 글로벌 사모펀드 KKR로부터 4000억원을 빌렸는데, 계약 내용 중에는 '지분 몰취 조항'도 담겼다. 티와이홀딩스 부채 총액이 특정 수준을 넘으면 에코비트 지분 전량이 사모펀드에 넘어갈 수도 있는 조항이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8일 다시 회의를 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금융당국 역시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태영 사태를 비롯해 부동산PF 부실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오는 11일 최종 협의회를 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