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자료=크래프톤)
국내 게임사가 중동 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다. 기존에 가능성을 보였던 크래프톤은 물론 블록체인을 앞세운 위메이드도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모바일 게임 지출금액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로 나타났다.
UAE의 모바일 게임 월 평균 지출금액은 155.03달러를 기록했다. 중국(90.61달러)과 호주(88.76달러)를 모두 제쳤다. 특히 UAE는 PC/온라인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에서도 159.05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내 게임 이용자들도 적지 않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는 콘솔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이 117.39달러로 UAE(105.17달러)와 중국(99.66달러)를 넘어섰다. PC/온라인게임에서도 147.97달러를 월 평균 소비하면서 2위에 올랐다.
특히나 UAE와 사우디는 국내 게임 이용에 대한 지출도 높은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UAE의 한국 게임 월평균 지출 금액은 63.28달러다. 중국(74.47 달러) 다음으로 많은 돈을 쓰는 국가다. 국내 모바일게임에서는 UAE(73.42달러)가 중국(71.85달러)을 제치고 가장 많은 돈을 쓴 국가로도 밝혀졌다.
국내 PC/온라인 게임 월 평균 지출금액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55.23달러로 중국과 미국, 호주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보고서에서는 "디바이스 접근성 및 이용환경 개선으로 타 유형 게임 대비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권역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해당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 인구를 고려했을 때 잠재성장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국가에서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법체계 및 정책을 수립·보완하고 있으며 언어와 종교 등 해당 문화권 이해, 게임산업 해외 진출 관련 법 규제 등에 대한 사전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서 한국 게임 월평균 지출 금액 규모.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 다수는 중동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배틀 그라운드' IP를 앞세워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크래프톤은 인도를 교두보로 삼아 적극적인 서진 정책을 펼치고 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IP는 이미 국내 게임 중 UAE와 사우디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PC/온라인 '배틀그라운드'는 UAE와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으로 나타났으며 모바일 게임에서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1순위 국내 게임으로 꼽혔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중동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타마템 게임즈'에 6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중동 현지에서 진행되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위메이드도 블록체인을 앞세워 중동 게임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사업 확장을 위해 위믹스 메나(WEMIX MENA LTD)를 UAE에 설립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메나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의 MENA 지역 진출 앵커 역할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중동 지역 블록체인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11월 UAE를 직접 방문해 현지서 개최된 다양한 글로벌 경제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국 게임사 최초로 두바이 상공회의소 모하마드 알리 라쉬드 루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공식 미팅 자리를 갖기도 했다. 두 사람은 위메이드와 두바이 간의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긴밀한 협업관계 구축을 약속했다.
또 소셜 미디어 플랫폼 ‘베로’(Vero)의 설립자이자 테크 기업 투자자인 아이만 하리리 등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장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더 많은 이용자를 불러 모은다"며 블록체인 홍보에 주력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에도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의 '이노베이션허브' 내 위믹스 플레이 센터를 설립했다. 위믹스 온보딩 게임사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는 국내 게임사 중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운 크래프톤과 '검은사막'으로 인기를 끈 펄어비스 등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중동 시장의 성장성 등에 주목한 국내 게임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지속적인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