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국내 게임업계에게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해외 게임사들이 정확한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법률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예고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지난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제도가 담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게임물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 정보를 게임물과 공식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제도 시행 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와 인게임 내에부 업데이트하며 분주하게 보냈다.
그러나 중국 등 해외 게임들의 경우 29일 현재까지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표기하지 않거나, 정확한 기준에 맞지 않게 간략하게만 표기해 논란이 이어지는 중이다. 국내에서 모바일게임 매출 1위에 올랐던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 워: 서바이벌’ 등이 대표적이다.
EA, 밸브의 게임들도 여전히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지난 수년간 ‘에이펙스 레전드’, ‘도타2’ 등이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공지해 왔으나, 이를 강제할 법률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법률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해외 게임사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 중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애초부터 해외 게임사들은 지키지 않을 법이었다”이라며 “국내 게임사만 때려 잡는 상황이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을 경우 시정 명령이 내려지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해외 게임사들이 제도를 지키지 않자, 결국 국내 게임사들만 역차별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뷰어스에 “확률 공개를 준수하지 않는 해외 게임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뚜렷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을 지키지 않은 해외 게임사들에 대해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에 직접 시정 요청 등을 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국내법을 계속 지키지 않는 해외 게임을 두고만 본다면 법을 만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더불어 “한국 게임 시장은 세계 4위 규모”라며 “이 정도 시장에서 외국 기업이 장사를 하겠다면 있는 법률 정도는 지키는게 맞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성익 협회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확률 공개도 지키지 않는 마당에, 국내 대리인을 강제로 지정하라고 하면 해외 게임사들이 법을 지키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는 확률 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대리인 지정 제도도 무용지물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확률 관련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해외 게임사들의 위반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