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포스코이앤씨 전중선 대표이사 사장, DL이앤씨 서영재 대표이사 후보, 신세계건설 허병훈 대표이사 사장. (자료=각 사) 건설경기 침체 속에 실적이 나빠진 건설사들이 잇따라 수장 교체에 나섰다. 건설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4월 위기설'에 대한 자구책 마련과 더불어 쇄신 의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다만 건설경기의 전반적인 악화로 단기적인 경영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안정화에 힘쓸 전망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전날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지난달 31일 마창민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18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생긴 사령탑 공백을 메꾸기 위한 움직임이다. 서 후보자는 내달 1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 예정이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조직개편에 이은 인적쇄신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앞서 마창민 대표의 용퇴 소식을 전하면서 "미래 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 후보자 선임 배경을 놓고는 "인적분할 4년차를 맞아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LG전자에서 다양한 신사업 과제를 발굴하고 육성한 만큼 DL이앤씨가 기존에 추진하던 건설업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비주택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DL이앤씨의 당장의 실적 개선이 어려운 만큼 신사업 투자에서 과감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7조9911억원, 영업이익 3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였으나 영업이익은 65.5% 줄었다. DL이앤씨가 제시한 올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8조9000억원, 5200억원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 DL이앤씨 외에 신세계건설도 수장 교체를 통한 강도 높은 인적쇄신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일 정두영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허 내정자는 1988년 삼성그룹 입사 이후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 미주총괄최고재무책임(CFO) 등을 거쳤다. 2018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허 내정자의 최우선 숙제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878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영업손실과 함께 자본은 줄고 부채는 조 단위를 넘어섰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120억원 가량으로 전년(2837억원) 대비 60.5%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951.8%에 달한다. 이에 앞서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2월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연결기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35.5%로 타 건설사 대비 재무적인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가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4% 감소했다. 지난 2021년 5%를 넘어섰던 연간 영업이익률은 1.98%로 낮아졌다. 전 대표도 급진적인 경영 전략을 도입하기보다는 안정화에 힘쓸 전망이다. 기존에 회사가 수립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업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기업'이라는 비전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도 전 대표를 선임하면서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인적쇄신에 나서고 있으나 건설업 자체가 쇄신을 통한 대대적인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산업군"이라면서 "수주 산업 특성에 맞게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관리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힘쓰는 한편 일부는 친환경 사업의 점진적 확대 정도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칼바람 부는 건설업계, 경영안정 위한 '인적쇄신' 잇따라

포스코이앤씨·DL이앤씨·신세계건설, 연이어 수장 교체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4.04 17:07 의견 0
왼쪽부터 포스코이앤씨 전중선 대표이사 사장, DL이앤씨 서영재 대표이사 후보, 신세계건설 허병훈 대표이사 사장. (자료=각 사)

건설경기 침체 속에 실적이 나빠진 건설사들이 잇따라 수장 교체에 나섰다. 건설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4월 위기설'에 대한 자구책 마련과 더불어 쇄신 의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다만 건설경기의 전반적인 악화로 단기적인 경영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안정화에 힘쓸 전망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전날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지난달 31일 마창민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18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생긴 사령탑 공백을 메꾸기 위한 움직임이다.

서 후보자는 내달 1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 예정이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조직개편에 이은 인적쇄신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앞서 마창민 대표의 용퇴 소식을 전하면서 "미래 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 후보자 선임 배경을 놓고는 "인적분할 4년차를 맞아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LG전자에서 다양한 신사업 과제를 발굴하고 육성한 만큼 DL이앤씨가 기존에 추진하던 건설업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비주택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DL이앤씨의 당장의 실적 개선이 어려운 만큼 신사업 투자에서 과감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7조9911억원, 영업이익 3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였으나 영업이익은 65.5% 줄었다. DL이앤씨가 제시한 올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8조9000억원, 5200억원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

DL이앤씨 외에 신세계건설도 수장 교체를 통한 강도 높은 인적쇄신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일 정두영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허 내정자는 1988년 삼성그룹 입사 이후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 미주총괄최고재무책임(CFO) 등을 거쳤다. 2018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허 내정자의 최우선 숙제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878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영업손실과 함께 자본은 줄고 부채는 조 단위를 넘어섰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120억원 가량으로 전년(2837억원) 대비 60.5%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951.8%에 달한다.

이에 앞서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2월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연결기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35.5%로 타 건설사 대비 재무적인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가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4% 감소했다. 지난 2021년 5%를 넘어섰던 연간 영업이익률은 1.98%로 낮아졌다.

전 대표도 급진적인 경영 전략을 도입하기보다는 안정화에 힘쓸 전망이다. 기존에 회사가 수립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업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기업'이라는 비전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도 전 대표를 선임하면서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인적쇄신에 나서고 있으나 건설업 자체가 쇄신을 통한 대대적인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산업군"이라면서 "수주 산업 특성에 맞게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관리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힘쓰는 한편 일부는 친환경 사업의 점진적 확대 정도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