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연초 시공권을 확보한 촉진 2-1구역의 홍보관. (사진=뷰어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리모델링을 포함한 정비사업에서 신규 수주 성과를 빠르게 쌓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4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쌓고 이외 대형 건설사들도 조 단위 수주를 넘어서고 있다. 부동산 침체에 까다로운 수주 요건을 적용해 공사비가 높게 책정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곳간을 채우면서다.
연말까지 강남과 한강변에서 대어급 사업지에 시공사 선정이 잇따라 예고된 상황인 만큼 각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고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 중에 신규 정비사업 수주가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건설사는 총 6곳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을 기록한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구 길음5구역 재개발(공사비 2848억원)과 성남시 분당구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5544억원)을 품으면서 정비사업 신규수주액이 4조7191억원을 돌파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주요 수주 사업지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1조927억원)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원) 등이다.
포스코이앤씨는 4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4조원 돌파를 넘어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인 5조원까지도 넘본다. 최근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5차 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다만 전날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 도시정비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포스코이앤씨의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다음으로 많은 수주고를 쌓은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조3060억원 규모의 정비사업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7740억원)과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등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지 외에 ▲대전 도마·변동16구역 재개발(7057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39억원) 등 모두 5000억원 이상의 대어급 사업지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가적으로 수주고를 쌓을 전망이다. 괴정5구역 재개발은 3509가구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8일 시공사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시공사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전농제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투시도. (자료=롯데건설)
롯데건설과 삼성물산도 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롯데건설은 7057억원 규모의 동대문 전농8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올해 누적 수주액이 1조 643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앞서 신반포12차 재건축(2597억원)과 천호우성아파트(2429억원), 안양 종합운동장 북측 주택재개발(4352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낸 성과다.
삼성물산도 지난달 부산 동래구 사직2구역 재개발(4492억원), GS건설과 공동으로 따낸 송파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3988억원, 삼성물산 지분 55% 기준) 등을 품으면서 신규 수주액이 1조5912억원에 달했다. 앞서 잠원강변 리모델링(2320억원), 부산광안3 재개발(5112억원) 등의 시공권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와 대우건설도 정비사업 신규 수주 1조원을 넘어서면서 주택사업 먹거리를 쌓았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수주가 전무했으나 하반기들어 신반포16차 재건축(2469억원)과 부산 다대3구역 재건축(2143억원), 마포 성산모아타운(1972억원)을 연거푸 따냈다. 최근에도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6970억원)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누적 신규 수주액은 1조3554억원을 돌파했다.
SK에코플랜트는 6건의 정비사업을 따내면서 신규 수주액 1조1185억원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따낸 대전가양동 1구역 재개발(2573억원, SK에코플랜트 지분 50% 기준) 외에 ▲중화우성타운 재건축(1033억원) ▲미아제11구역 재개발(2151억원) ▲신반포27차 재건축(1039억원) 등에서 수주고를 쌓았다.
DL이앤씨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사업’ 단지 투시도. (자료=DL이앤씨)
GS건설과 DL이앤씨도 신규 수주 1조 클럽이 가시권이다.
GS건설은 부산 민락2구역과 송파 거여새마을 등의 시공권을 따내며 신규 수주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DL이앤씨도 강남권 알짜 입지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신규 수주고를 쌓았다. 특히 하반기에만 잠실우성4차 재건축(3817억원)과 도곡개포한신 재건축(4385억원)을 따내면서 신규 수주액이 8202억원을 돌파했다. 공사비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한남5구역 재개발에도 단독 응찰한 만큼 수주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공사비가 급등해 수주액 자체가 크게 올라간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나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설사 나름의 선별수주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연말까지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어급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으로 정비사업지 주요 입지에 진출이 용이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액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