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지난 6일 한일시멘트와 함께 개발한 ‘CO₂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건설
대형건설사 등 건설업계와 건자재업계가 원자잿값 급등과 고환율, 경기침체, 고금리 등 사면초가 위기 속에서도 탄소 저감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축적하는 가운데 탄소 중립시대 건설업계 및 건자재업계 새판짜기에 나서고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래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례로 대형 건설사들이 탄소저감 건설자재 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라시멘트와 함께 개발한 신형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 (DECOCON; Daewoo ECO CONcrete)'의 현장타설 적용 실적을 바탕으로 건설사 중 최초로 탄소저감 성과를 인정받는 '탄소크레딧' 인증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22년 개발한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상온양생 환경에서 기존 콘크리트 대비 평균 112kg/㎥까지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약 54%의 CO₂(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달성함과 동시에, '조강 슬래그시멘트'를 활용하여 일반 시멘트보다 조기강도가 10~30% 더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콘크리트는 1㎥당 245kg의 시멘트(OPC기준·혼화재 별도)가 사용돼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특히 콘크리트 주재료로 널리 쓰이는 '1종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OPC)'의 경우, 1t(톤) 생산에 약 0.8t의 CO₂가 발생해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를 통해 대우건설은 동절기 콘크리트 강도 지연과 품질 하자 문제를 해소했으며, 이 콘크리트는 온도나 계절에 상관없이 현장에서 직접 타설할 수 있는 특징을 바탕으로 공동주택 등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국내 최초 개발됐다"라면서 "일반적인 기존의 조강형 콘크리트가 일부 프리캐스트 구조물에 한정돼 사용되던 기술과 달리, 대우건설의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모든 건설 구조물에 적용 가능하여 사용이 확대될 경우 환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 6일 한일시멘트와 함께 'CO₂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을 개발했으며 건설사 최초로 현장에 적용했다.
CO₂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은 산업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CO₂를 고농도로 포집하고, 모르타르(시멘트와 첨가제 등을 혼합해둔 건자재) 배합 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 사용 시 모르타르 내 밀도가 증가하여 강도가 약 5% 상향되는 효과가 있으며, 시멘트량이 3% 줄어들어 탄소배출 저감이 가능하다. 또한, 1000세대 아파트 적용 시 30년생 소나무 1만1360그루를 심는 효과를 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모르타르 자재 탄소저감은 물론 콘크리트 분야에서도 탄소저감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라면서, "이번 현장적용을 시작으로 점차 현장을 확대해 나가 향후 건설산업에서 탄소중립 분야 기술선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건자재업계에서는 삼표그룹이 잰걸음하고 있다. 삼표산업은 최근 자체 개발한 특수 콘크리트 '블루콘 셀프'(BLUECON SELF)를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확대 및 적용했다. 참고로, 블루콘 셀프는 유동성이 우수해 별도 다짐 작업 없이 스스로 퍼지는 자기충전콘크리트다.
고유동성 특징으로 인해 콘크리트 타설 작업속도를 50%가량 단축할 수 있어 공기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및 인건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친환경 건설자재 시장에서 탄소 저감을 실현하는데도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삼표 측 설명이다. 신속한 타설이 가능한 블루콘 셀프는 건설 현장에서 불필요한 레미콘 차량의 타설 대기 시간을 줄여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경제성을 갖춘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결국 '8-5제'(8시 출근 5시 퇴근 제도)에 따른 운반 시간 감소 및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져 품질 관리에 대한 신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공사비·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자기충전콘크리트 블루콘 셀프가 공기 단축은 물론 인건비 절감, 작업환경개선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 "앞으로도 국민과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삼고 건설 현장에 맞는 다양한 특수 콘크리트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산건설은 한라엔컴(주)과 공동으로 추진해 온 '강도촉진-수축저감형 혼화제 및 이를 포함하는 순환골재 콘크리트 조성물'에 대해 건설업계 최초로 특허를 지난 11일 등록하기도 했다. 이번 건설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여 온실가스 저감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참고로, 두산건설은 지난 2023년도에는 보통포틀랜드시멘트 대비 최대 46%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친환경 고로슬래그 시멘트 특허를 취득한 바 있으며, 이를 현장에 실용화하고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2023년에 사용한 친환경 고로슬래그 시멘트는 약 3만2000t으로 1만3800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했다"라면서 "이는 246만 그루의 나무 조성 효과로 여의도 면적 1.8배에 해당하는 산림조성 효과와 맞먹는다"라고 평가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기술은 스마트 건설기술, 친환경에너지기술 등 건설업 혁신 기술 중 핵심사안"이라면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탄소저감 기술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친환경기술 개발의 중심에 서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