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사진=드라마 '싸인' 포스터
2011년 SBS에서 방송한 드라마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다. 법의학을 소재로 한 수사 드라마로, ‘신의 퀴즈’의 뒤를 잇는 탄탄한 메디컬 수사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다.
‘싸인’은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지상파 첫 드라마였다. 완성도 높은 서사를 바탕으로, 박신양, 김아중, 전광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몰입도를 높였다. 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으며, 2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 ‘시즌2’ 플러스 요소: 실제 국과수 방불케 하는 법의학자들의 현실
‘싸인’ 이후 방송된 법의학 드라마 ‘검법남녀’는 시즌2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였다. 법의학 소재가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싸인’의 장점은 국과수 내 권력 다툼까지 실감 나게 그려내며 문제들을 폭넓게 다뤘다는 것이다.
까칠하지만 올곧은 신념을 가진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 분)과 국과수 연구원 원장 이명한(전광렬 분)의 알력 다툼이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추리의 재미를 높인 것이다. 정의를 대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의 다른 시각과 태도를 통해 ‘진실’의 가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장르적 매력을 살린 새로운 사건을 비롯해 ‘싸인’만의 장점을 살린 국과수 내부 이야기 등 서사를 확장시켜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들이 많다.
사진=드라마 '싸인' 스틸
또한 윤지훈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충격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의 죽음은 이명한은 물론 그를 따르던 열정적인 신입 법의관 고다경(김아중 분)에게도 큰 메시지를 남겼다. 한층 성숙해진 캐릭터들이 펼쳐낼 이야기 또한 새로울 수 있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소: 윤지훈 임팩트 버금가는 새 캐릭터 필수
까칠하지만, 정의로운 괴짜 주인공은 장르물에서 더 이상 신선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윤지훈은 증거가 없어 잡기 힘든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자신을 희생자로 만드는 충격적인 선택이 남긴 여운이 ‘싸인’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이 임팩트를 뛰어넘을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하다. 특히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열연으로 전무후무 캐릭터를 완성한 박신양의 뒤를 이을 연기파 배우도 필수다. 선과 악을 넘나들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온 신하균이 새로운 주인공 후보가 되기에 적합하다.
성장한 고다경 캐릭터가 있는 만큼, 서툴지만 의욕 넘치는 신입 법의학자를 새롭게 투입하는 또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