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연합뉴스
'1~2인가구 증가'와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분양가 인상', '수급우려' 등으로 소형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분양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중소형아파트(60㎡ 초과~85㎡ 이하)의 경우 '품귀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형아파트의 경우 수급우려로 인한 분양가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수급우려가 중소형아파트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143만원으로 전년 동월의 949만원 대비 20.5% 상승했다.
이를 전용면적 60㎡ 기준으로 평균 분양가를 환산하면 2023년 3월 5억6940만 원에서 올해 동월 6억8580만 원으로, 1년 새 1억1640만 원 급등한 수치다.
특히,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작년 3분기 이후 중소형아파트 분양가 인상폭을 역전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소형아파트와 중소형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2022년 3분기 대비 각각 9.2%, 12.8% 상승했으나, 2023년 4분기에는 2022년 4분기 대비 각각 12.1%, 10.6% 오르며 분기별 상승률이 역전됐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023년 1분기 대비 각각 19.7%, 16% 상승해 소형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건축비 인상, 빌라 기피로 인한 아파트 수요 증가, 특례 대출 시행과 고금리 기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수요가 몰리는 소형아파트의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형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주거 취약층인 청년, 신혼부부, 1인 가구 등인 만큼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소형아파트의 분양가 인상뿐만 아니라 중소형아파트의 인기도 눈에 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매매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거래량에서 전용면적 21~85㎡이하 거래량 비율은 각 월별로 90%(지난해 12월 2만6934건 대비), 89%(1월 3만2111건대비), 89%(2월 3만3333건 대비)를 차지하고 있다. 소형·중소형 평형 위주로 수요자들이 거래에 나서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아울러 전용면적 61~85㎡이하 거래량은 △2023년 12월 1만2797건 △2024년 1월 1만5308건 △2024년 2월 1만6578건을 기록해 거래량 규모가 가장 컸다. 중소형아파트가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가장 인기품목인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 물량이 5년 사이 25만 세대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아파트, 소형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품귀현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년~2023년) 분양한 중소형 아파트 물량은 70만 8747세대에 그쳤다. 직전 동기간(2014~2018년) 분양 물량인 95만 9848세대의 73%에 불과한 수치다. 감소량은 총 25만 1101세대에 달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소형 아파트는 가성비로 인기를 누리지만 공급량이 줄어들며 분양시장에서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비사업에선 중소형 타입을 조합원들이 주로 가져가고, 개발사업에선 면적을 더 잘게 쪼개서 소형으로 분양하는 게 더 이익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서울에서 6억원 미만에 매매 거래된 아파트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314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6억원 미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188건으로 전체 거래의 23.5%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에만 하더라도 6억원 미만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70.7%에 달했지만, 2023년 28.0%로 낮아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울에선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서울에선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점점 찾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