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이 분양하고 있는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투시도.
##"평일이긴 하지만 '반세권' 호재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견본주택 분양관이 한산하다."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서 반세권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한 분양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와 반도체 대기업들의 메가톤급 반도체클러스터 투자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 개선을 호재로 경기도 용인시 남부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던 중소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 흥행 실패가 현실화되고 있다. 서희건설 등은 용인 남부 처인구 지역에서 성공적 분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정부 및 반도체업계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을 자극적 홍보 문구로 내걸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분위기다. '반세권'(반도체+역세권)이란 용어가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이들 분양 단지들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과 더불어 일부 과대홍보 등도 우려가 되고 있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일대에 공급하는 '용인양지 서희스타힐스 하이뷰' 분양을 애초 2월에 계획했지만, 분양 실패 우려로 견본주택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재가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한 고금리, 부동산 경기침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태 여파가 경기도 남부 일대 반도체 호재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공급하는 '용인 에버랜드역 칸타빌'은 경전철 에버라인 에버랜드역 초역세권이지만, 분양 경쟁률이 저조해 결국 지난 4일부터 선착순 상시 무순위 청약(줍줍)에 나섰다.
용인에버랜드역 칸타빌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700만원대로 84타입 분양가가 5억70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참고로 정부는 지난 1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오는 2047년까지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이 622조원을 투입하는 경기 남부 일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정부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용인 처인구 남사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제조공장을 조성하고, 원삼에는 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제조공장을 신규 조성키로 했다.
이같은 훈풍을 타고 용인시 처인구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제2경부 고속도로(2025년), GTX-A 용인역(예정) 개통, 경전철 에버라인 역세권 수혜 등을 교통 호재로도 내걸고 있다. 이들 광역 교통망이 완성되면 서울까지 기존보다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처인구 일대 기존 구축 아파트들의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지난해 3월부터 정부가 전격 발표한 반도체 국가산업 신규 입지 등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감에 용인 남사읍 일대 아파트가 반짝 상승세를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반증하듯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84타입 매매가는 지난해 3월 3억4000~5000원 선에서 거래되다 지난해 4억7000만원대까지 실거래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5단지 84타입 매매가는 4억2000만원이다.
이같은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서희건설은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견본주택을 지난달 28일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들어갔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려 흥행은 저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4억3800만원부터 5억6700만원이다. 평당 가격은 84B타입이 1645만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59A타입이 1762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전체 평균 평당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1689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용은 1400만원부터 1850만원 선이다.
912세대(일반분양 134세대) 단지로 숲세권, 학세권, 역세권을 홍보하고 있지만 발코니 확장비까지 고려할 때, 입지 경쟁력 대비 과도하게 비싸다는 분양업계 지적이다. 일부 분양 홍보 기사와 홍보 블로그 등에서 인근 에버라인역에서 1km내, 10분대라고 홍보하고 있어서 과대광고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사업지는 가장 가까운 에버라인 명지대역과 도보로 약 25분 거리이고,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20분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바로 옆 단지인 서희스타힐스 포레스트(2023년 3월 준공, 1872세대)의 실거래를 고려할 때 역북 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분양가는 많이 높다"면서 "추가적으로 발코니 확장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좋은 청약 성적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서희스타힐스 포레스트 76㎡는 지난 1월 4억6400만원에 거래됐으며 59㎡는 지난해 10월 3억원에 거래됐다.
이에 대해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분양 관계자는 "일단 사업장과 명지대역 거리는 1.6km 정도다. 도보로 25분 정도 거리고 걷기엔 좀 먼 거리이다"라면서 "분양 홍보기사에 1km이내로 나와있는 건 직선거리를 말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반세권이라고 한 건 반도체 회사들이 처인구 일대에 들어와서 거기까지 차로 이동하면 멀지 않다는 의미인 것 같다"라면서 "84A타입 기준으로 분양가는 5억5600만원이고 발코니 확장 비용은 1850만원으로 별도 비용이다"고 답했다.
현재 용인양지 서희스타힐스 하이뷰 분양 가격과 분양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용인양지 서희스타힐스 하이뷰 관계자는 "처인구 고진역 근처에서 모델하우스 공사를 하고 있다. 모델하우스는 오는 13일부터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반분양 일정은 아직 미정인 상태이다"라면서 "모델하우스 완공 시점이 좀 늦어졌고, 견본주택 완공 이후 조만간 정확한 분양일정은 확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 예정가는 평당 1500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만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용인 일대 반세권 분양 단지 전망은 사실 별로다. 왜냐하면 처인구라고 하더라도 선호 주거지가 아니고, 직주근접이 완벽하게 되지도 않을뿐더러 분양가가 과도하게 비싸다. 분양 성적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분양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용인의 미분양을 분석하고 있는데, 미분양이 조금씩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라면서 "특히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에서 분양한 몇 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쌓였고, 앞으로 처인구에서 분양했고, 분양할 단지들의 미분양이 몇 백개 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