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 에닉스 로고. (사진=스퀘어 에닉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등의 대형 IP로 유명한 일본 게임사 스퀘어 에닉스가 플레이스테이션(PS) 독점 체제를 벗고 멀티플랫폼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14일 스퀘어 에닉스는 2024년 회계연도 실적보고서와 함께 향후 경영 방안을 발표했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스퀘어 에닉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563억엔(약 3조11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5억엔(약 2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70% 감소한 149억엔(약 1304억원)을 기록했다.
스퀘어 에닉스는 "이 같은 손실은 게임 부문 주요 콘텐츠의 개발 중단에서 비롯됐다"며 "개발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HD 게임 중 회사와 맞지 않는 프로젝트들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다만 취소된 타이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간 스퀘어 에닉스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HD 게임'과 모바일·PC 게임이 포함된 'SD 게임'으로 나뉜 이원화 전략을 유지해왔다. 대표적인 'HD 게임'으로는 지난해 6월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16', 지난 2월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7 리버스' 등이 꼽힌다. 이 밖에도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3', '폼스타즈' 등이 각각 지난해 12월, 지난 2월에 출시된 바 있다.
스퀘어 에닉스는 "많은 타이틀을 출시했지만 일부 외부 개발 타이틀과 AAA급 타이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작품들의 매출이 저조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에 스퀘어 에닉스는 경영 혁신 방안으로 '멀티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확대'를 내세웠다. 기존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을 유지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닌텐도, Xbox,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자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신작 타이틀을 출시할 경우 프로모션을 통해 디지털 판매를 확대하며, PC 이용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업 전반에 분산돼 있던 마케팅 기능을 통합해 새 조직을 구축하고,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개발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스퀘어 에닉스는 '잊을 수 없는 경험'과 '확실한 재미'를 핵심으로 삼아 주요 타이틀에 개발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 타이틀은 안정적인 개발·서비스를 통해 기존 팬덤을 유지·확대하고, 신규 IP 및 소형 타이틀은 독창성을 중점에 두고 개발에 임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스퀘어에닉스는 미국과 영국 사업부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영국 외신 비디오 게임 크로니클(VGC)은 스퀘어 에닉스가 최근 미국과 유럽 사업부에 대한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며, 출판, IT, 해외 퍼블리싱, 인디 게임 부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리해고의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르면 6월 초부터 해고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