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화뿜칠 작업 로봇 모습. (자료=삼성물산)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출산·고령화와 더불어 건설현장 기피 현상 등으로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은 만큼 인력난 대응에 더욱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거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건설업 고용보험상시가입자 수가 77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000명 가량 감소한 수치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고용보험상시가입자 수 통계는 일용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업의 전체 동향 설명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착공 현장이 줄어든 만큼 고용 지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 착공 면적은 7567만8000㎡로 10년 평균의 63.2%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업계의 인력난은 절대적인 고용 숫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령화도 심각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지난 4월 '건설기성 및 건설기능인력 동향'에 따르면 건설기능인력의 40대 이상 비중은 80.7%로 전체 산업 취업자의 67.1%에 비해 13.6%포인트(p) 높다.
주요 건설사들은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품질 저하를 포함한 경쟁력 약화와 중대재해 리스크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디지털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조직 역량 강화 및 안전·관리 혁신을 위해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전·보건 스마트 통합플랫폼 '세이프티-I 2.0'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현장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해 활용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초 드론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균열 관리 솔루션 서비스 '포스비전'를 자체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사족 보행 로봇 '스팟'을 건설현장에 도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고위험 작업인 '내화뿜칠'을 수행하기 위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국내에 적용 중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20년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 현장에 BIM(건설정보모델링) 기술을 적용했다. 이후로도 BIM 기술 관련 전담 조직 및 인력을 운용해 국내외 플랜트 프로젝트에 적용을 확대 중이다.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건설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지속적인 인력난 대응을 위해서는 더욱 능동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박대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존 건설산업의 스마트 건설 확대 정책은 요소기술 개발 및 실증에 많은 비중을 두고 추진돼 왔다"면서 "건설산업의 공급망 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산업의 인력수급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