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인 개포우성7차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두 건설사는 각각 ‘조합원 이익 극대화’와 ‘하이엔드 고급 설계’라는 전략으로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전면전에 나섰다.

삼성물산 래미안 루미원 투시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30일 공개한 제안에서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경제성 중심’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868만9000원으로, 조합이 제시한 예정 가격(880만원)보다 11만1000원 저렴하다.

여기에 착공 전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분 최대 100억원을 시공사가 자체 부담하겠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이는 입찰마감일로부터 착공까지 약 19개월간의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조치다. 조합 입장에선 리스크를 시공사가 상당 부분 분담해주는 셈이다.

공사기간 역시 강점으로 부각된다. 삼성물산은 공사기간을 43개월로 제안해, 인근 개포주공5단지(45개월), 6·7단지(48개월)보다 2~5개월 단축된 일정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 임시거주비, 금융이자 등의 간접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분양면적 확대를 통한 조합 수익 증대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기존 조합안 대비 1054평 넓은 4만66평의 분양면적을 제안했다. 평당 8000만원의 분양가를 가정할 경우 약 843억원의 추가 수익, 세대당 최소 1억1000만원의 분담금 절감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써밋 프라니티 외관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반면 대우건설은 ‘써밋 프라니티(SUMMIT PRINITY)’라는 브랜드로 고급 주거의 상징성과 외관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설계안에는 90m 길이의 스카이브릿지를 비롯해, 전 세대 남향·4베이 이상·맞통풍 100% 평면 배치, 3세대 판상형 타워 등의 특화 구조가 포함됐다.

특히 ‘스카이 갤러리 120’으로 명명된 스카이 어메니티는 개포 최고 높이에서 조망을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공간으로, 고급스러운 단지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이미 스카이브릿지를 적용한 바 있다. 이번 개포우성7차에는 디자인·조경·예술 요소까지 접목해 랜드마크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문주(정문)에는 코엑스 미디어아트를 제작한 디스트릭트(d’strict)와 협업한 미디어 파사드가 적용돼 예술성과 기술이 융합된 ‘프라니티 게이트’가 조성될 예정이다.

생활 안전과 환경 대응 전략도 포함됐다. 개포동의 지형 특성상 침수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대우건설은 단지 전체 레벨을 상향 조정하고 전 동에 필로티 설계를 적용해 저층 세대의 프라이버시 보호 및 지상 녹지화를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제안 모두 고급화된 주거 설계와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내세우고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선택의 무게가 가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를 통한 안정적 시공과 사업조건,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써밋’ 기반의 디자인 경쟁력과 감성적 차별화를 앞세우는 양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개포우성7차는 입지적 가치가 워낙 뛰어나고, 향후 인근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건설사들도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실익과 상징성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포우성7차 수주전은 시공사 선정 결과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향후 흐름도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