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2구역 삼성물산 오피스 투시도(위)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야경 조감도(아래). (자료=각 사) 올해 실종됐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다시금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을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강남과 용산 내 알짜 사업지 수주에 집중하면서다. 특히 부동산 침체 속에서 우수한 사업성을 가진 단지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전망으로 경쟁 분위기가 과열될 가능성도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2구역(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놓고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조합은 지난달 2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 입찰 성사로 빠르게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내달 중으로 관련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은 숙대입구역과 남영역 '더블 역세권'인 갈월동 일대 1만7659㎡에 최고 34층, 3개동, 565가구의 아파트와 80실의 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59.74%, 858.99%를 적용하며 예정 총 공사비는 7000억원 안팎의 규모다. 우수한 사업성에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반드시 시공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쟁사인 HDC현대산업개발보다 100억원 가량 저렴한 공사비 6614억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자체를 낮춰 조합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다. 아파트 3개동을 잇는 파노라마 스카이브릿지도 설계에 포함해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섰다. 제안한 단지명은 '레미안 수페루스'다. 남산·용산공원의 영구 조망을 소유한 용산 최고의 주거단지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라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와 사업촉진비 1120억원을 통해 빠른 사업 진행 및 분양가 상한제 솔루션, 공사비 기성불 지급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라며 "용산은 향후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 높은 사업성과 상징성이 있는 핵심 지역으로 그 용산구 중심에 위치한 남영2구역을 빛낼 수 있도록 래미안은 가진 모든 역량과 노하우를 총동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미래의 삼대축인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남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용산의 관문인 남영동의 삼각 앵글을 묶은 의미에서 '트리니티 아이파크'로 단지명을 제안했다. 다수의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해 용산공원의 조망을 최대한 확보한 설계를 제시했으며 2년간 물가변동없는 확정 공사비, 책임준공 확약을 통한 조합의 부담 최소화 등을 내걸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지가 많아 2년간 물가변동 없는 확정공사비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더불어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조합의 부담과 사업리스크를 최소화 했다"면서 "상품성을 강화한 전략을 바탕으로 남영2구역을 용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강남에서도 수주전…잠잠했던 DL이앤씨·대우건설 수주 시공권 확보 '속도' 용산에 이어 강남에서도 수주전이 성사됐다. 지난 1일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입찰을 마감한 결과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응찰했다. 조합은 내달 말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서울 강남구 언주로123번지 일원에 위치한 도곡개포한신은 재건축을 통해 기존 8개동 620가구를 7개동 816가구로 재탄생한다. 용적률 262%를 적용받아 지하3층~지상35층 높이로 지어진다. 예정 공사비는 4295원 가량이다. 건설사들은 앞서 해당 조합이 4월 진행한 입찰 마감일에 무응찰로 외면했으나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끝마치면서 시공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어급 사업지에서 이 같은 경쟁 입찰 구도가 다수 성립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 뉴타운 마지막 퍼즐인 4·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다. 한남 5구역은 지난 5월 말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연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를 포함해 10여개의 건설사가 참석했다. DL이앤씨가 수주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이나 수주 경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6개 지구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일부 구역이 연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압구정TFT(태스크포스팀)'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잇따른 경쟁 입찰로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가 전무했던 대형건설사의 시공권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는 6일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잠실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경쟁 입찰이 없고 지속적인 수의계약으로 건설사들의 수주고 쌓기가 늦어진 감이 있다"면서 "'선별수주' 기조가 강해진 상황에서 수주의 폭이 좁아진 만큼 하반기 알짜 사업지에서는 경쟁 수주 구도를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붙는 도시정비 수주전…강남·용산 대형건설사 격돌 움직임

남영2구역 재개발 놓고 삼성물산 vs HDC현대산업개발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에도 DL이앤씨와 두산건설 경쟁 입찰 성립
한남뉴타운과 압구정 재건축 등 대어급 사업지 수주 경쟁 가능성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7.02 13:21 의견 0
남영2구역 삼성물산 오피스 투시도(위)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야경 조감도(아래). (자료=각 사)

올해 실종됐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다시금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을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강남과 용산 내 알짜 사업지 수주에 집중하면서다. 특히 부동산 침체 속에서 우수한 사업성을 가진 단지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전망으로 경쟁 분위기가 과열될 가능성도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2구역(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놓고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조합은 지난달 2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 입찰 성사로 빠르게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내달 중으로 관련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은 숙대입구역과 남영역 '더블 역세권'인 갈월동 일대 1만7659㎡에 최고 34층, 3개동, 565가구의 아파트와 80실의 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59.74%, 858.99%를 적용하며 예정 총 공사비는 7000억원 안팎의 규모다.

우수한 사업성에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반드시 시공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쟁사인 HDC현대산업개발보다 100억원 가량 저렴한 공사비 6614억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자체를 낮춰 조합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거다. 아파트 3개동을 잇는 파노라마 스카이브릿지도 설계에 포함해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섰다. 제안한 단지명은 '레미안 수페루스'다. 남산·용산공원의 영구 조망을 소유한 용산 최고의 주거단지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라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와 사업촉진비 1120억원을 통해 빠른 사업 진행 및 분양가 상한제 솔루션, 공사비 기성불 지급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라며 "용산은 향후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 높은 사업성과 상징성이 있는 핵심 지역으로 그 용산구 중심에 위치한 남영2구역을 빛낼 수 있도록 래미안은 가진 모든 역량과 노하우를 총동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미래의 삼대축인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남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용산의 관문인 남영동의 삼각 앵글을 묶은 의미에서 '트리니티 아이파크'로 단지명을 제안했다. 다수의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해 용산공원의 조망을 최대한 확보한 설계를 제시했으며 2년간 물가변동없는 확정 공사비, 책임준공 확약을 통한 조합의 부담 최소화 등을 내걸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지가 많아 2년간 물가변동 없는 확정공사비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더불어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조합의 부담과 사업리스크를 최소화 했다"면서 "상품성을 강화한 전략을 바탕으로 남영2구역을 용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강남에서도 수주전…잠잠했던 DL이앤씨·대우건설 수주 시공권 확보 '속도'

용산에 이어 강남에서도 수주전이 성사됐다. 지난 1일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입찰을 마감한 결과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응찰했다. 조합은 내달 말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서울 강남구 언주로123번지 일원에 위치한 도곡개포한신은 재건축을 통해 기존 8개동 620가구를 7개동 816가구로 재탄생한다. 용적률 262%를 적용받아 지하3층~지상35층 높이로 지어진다. 예정 공사비는 4295원 가량이다.

건설사들은 앞서 해당 조합이 4월 진행한 입찰 마감일에 무응찰로 외면했으나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끝마치면서 시공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어급 사업지에서 이 같은 경쟁 입찰 구도가 다수 성립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 뉴타운 마지막 퍼즐인 4·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다.

한남 5구역은 지난 5월 말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연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를 포함해 10여개의 건설사가 참석했다. DL이앤씨가 수주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이나 수주 경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6개 지구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일부 구역이 연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압구정TFT(태스크포스팀)'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잇따른 경쟁 입찰로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가 전무했던 대형건설사의 시공권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는 6일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잠실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경쟁 입찰이 없고 지속적인 수의계약으로 건설사들의 수주고 쌓기가 늦어진 감이 있다"면서 "'선별수주' 기조가 강해진 상황에서 수주의 폭이 좁아진 만큼 하반기 알짜 사업지에서는 경쟁 수주 구도를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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