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사 현장. (자료=뷰어스DB)
대형건설사 대다수가 올해 1분기에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의 선별수주 기조 강화와 함께 수주 경쟁을 기피한 결과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형건설사 중 올해 1분기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3곳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과 고양 별빛마을 리모델링,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 등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2조 3321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도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성남중2구역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1조4522억원의 조 단위 수주액을 쌓았다. SK에코플랜트는 2151억원의 미아1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조 단위 수주액을 확보했으나 대부분의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빈손'에 그치면서 수주액 자체가 크게 줄었다.
대형건설사의 올해 1분기 도시정비 전체 수주액은 3조999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조7786억원, 2022년 4조5242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형국이다.
대형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액 감소는 부동산 경기 불황과 공사비 급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사비를 놓고 발주처인 조합과 건설사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알짜 사업지가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올해 1월 154.64에 이어 2월에는 154.81(잠정)을 기록하는 등 상승 추세다. 이에 따라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익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올 1분기에 대형건설사 간의 수주경쟁이 펼쳐진 사업지는 촉진 2-1구역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등 두 곳에 그쳤다. 신반포와 강남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으나 공사비 문제로 건설사가 응찰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했다. 일부 사업지는 시공사의 입찰 참여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단독 입찰로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 알짜 사업지여도 경쟁은 회피…수의계약 잇따를 전망
올해 마수걸이 수주가 없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첫 수주를 기록할 전망이다.
GS건설은 부산 민락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2회 연속 단독 입찰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혔다. 롯데건설도 신반포12차 재건축 사업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삼성물산도 부산 광안3구역 재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각각 개포주공5단지와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에 단독으로 응찰했다.
1분기 조단위 수주를 올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수의계약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더할 전망이다. 양 사는 각각 송파 가락삼익 재건축과 노량진1구역 재개발에 단독 입찰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공통적으로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수주 가뭄인 상황은 맞으나 압구정을 중심으로 강남 대어급 사업지가 시공사를 계속 구하고 있다. 공사비 인상 필요성 등에 대한 공감대도 어느정도 있어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