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을 성장시켜준 산업군들의 정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새로운 미래 기술들의 등장하면서 산업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쟁, 자국 이기주의, 기후위기 등 여느때보다 불투명한 외생변수들이 많은 시대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어렴풋하게 보이는 미래이기는 하지만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안개로 덮인 도화지에 성장동력을 그려 나가고 있다. 뷰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그리는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경기 침체로 인해 산업계의 제품 판매가 녹록지 않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로봇 산업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비롯해 자동차 업계의 불황 속에서 미래사업인 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업계 침체 속에서 서비스 로봇을 미래 가전으로 꼽고 있다. HD현대·두산·한화도 협동로봇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현대차그룹 로봇개, SK 공장서 운영…보스턴다이내믹스, 인간형 로봇 연구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보다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1~6월) 현대차의 누적 판매량은 206만1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감소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55만4032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새로운 차를 내놓지 않고는 판매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계는 때가 되면 부분변경 모델이라든지,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사업 진출이 필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눈여겨 봐왔다. 그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보틱스랩과 함께 로봇 분야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소위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로봇 ‘스트레치’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내놓고 있다. 로보틱스랩에서는 웨어러블 로봇과 모바일플랫폼인 PnD와 모베드(MobED), 서비스 로봇 달이(Dal-e), 전기차 충전로봇(ACR) 등의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고, 안전을 위한 로봇 개발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 ‘CES 2022’ 언론 공개행사에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모습은 현대차의 방향성을 잘 말해준다. 스팟은 공사장이나 유류 및 가스 시설 등에서 안전요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스팟은 SK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공장에 2022년부터 도입돼 운영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 배치된 스팟에는 가스 감지기와 30배 줌이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됐다. 생산 공장을 돌아다니다가 폭발 위험을 감지하거나, 이상 온도를 발견하면 즉각 알린다. 스팟은 로보틱스랩의 PnD 등 모바일 로봇과 함께 물류 배송에도 활용될 수 있다. PnD는 한마디로 자율주행 바퀴다. 자율주행칩을 바퀴에 심어놔 물류배송이 가능하다. PnD가 장착된 로봇이 스팟과 택배 물건을 싣고 다니다가 도착지에서 스팟이 나와 물건을 전달하는 모습은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택배 배송 로봇의 모습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간형 휴먼 로봇 개발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 공개한 휴먼 로봇 ‘아틀라스’는 유압식을 대신해 전동식으로 바꿔 가볍고 가격과 원가를 낮췄다. 로봇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휴먼 로봇 사업에 뛰어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이 로봇에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 LG전자, 서비스로봇 ‘클로이’ 구독경제…구광모 회장, 미국 방문 동향 살펴 LG전자도 가전 판매 침체 속에서 돌파구 중 하나로 ‘서비스 로봇’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가전과 함께 로봇 카테고리가 있다. B2B(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판매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모델이 클로이 로봇의 서랍에 배송 물품을 적재하는 모습.(사진=LG전자) 로봇은 비싸다는 것은 옛말이다. 최근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중 하나인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을 구독경제를 접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년 간 월 66만원에 클로이 서브로봇을 데려갈 수 있다”며 “초기 구매 비용이나 관리 및 점검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6개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해 급정거나 급출발, 진동 등으로 액체가 담긴 음식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로봇에는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해 복잡한 매장 내 장애물을 피할 수 있고, 40kg까지 옮길 수 있다. 무게 감지 센서가 있어 고객이 음식을 받거나 식사가 끝난 후 직원이 빈 식기를 담으면 스스로 퇴식구로 이동한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왼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찾아 AI와 로봇 관련 사업 현황과 기술 트렌드를 직접 살피기도 했다. 구 회장은 북미에서 AI칩을 만들고 있는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CEO를 만나는가 하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피규어 AI’를 방문해 브렛 애드콧 CEO에게 로봇 관련 시장 현황과 기술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LG전자는 생성형 AI의 핵심인 초거대언어모델(LLM)을 LG 로봇에 적용하려고 한다. 구글의 LLM 제미나이를 탑재한 LG 클로이 로봇을 연내 출시하고, 기존 출시된 로봇들에게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공항과 호텔, 병원, 식당, 물류창고 등에 클로이 로봇을 제공하고 있다. ■ 한화·HD현대·두산, 협동로봇 사업 강화…제조 넘어 유통업계 진출 제조 분야에 주로 활용되던 협동로봇도 산업·유통계로 영역을 확장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로봇은 그룹의 중요한 최첨단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투자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한화그룹은 로봇 사업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정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분사한 로봇사업 담당인 한화로보틱스를 세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삼남 김동선 부사장(오른쪽)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한화로보틱스는 김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전략기획총괄을 맡아 유통 분야 사업과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한화로보틱스는 새 대표이사로 정병찬 최고기술관리자(CTO)를 내정했다. 정 신임 대표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기술통으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를 앞둔 새 협동로봇 HCR-10L 개발도 정 신임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비-로보틱스’와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비-로보틱스’는 배달의민족 서빙 로봇운영사이며, 국내 3100대 이상의 서빙 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와 비-로보틱스는 외식업 자동화 매장 구축에 손잡기로 했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 기술을 통해 홀과 매장 전체의 자동화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주방에서 조리를 돕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국내 협동로봇 분야는 두산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한 후 지난해 기준 13개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관련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LG전자와 전기차 급속충전기에 협동로봇을 접목한 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운전자가 전기차를 주차하면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해주는 방식이다. 유통업계에도 뛰어들었다. 메가커피와 교촌치킨에 협동로봇을 활용한 바리스타와 튀김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미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세운 유럽지사를 통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시스템 통합업체와 딜러 등 현지 파트너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방역로봇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운영중인 모습 (사진=HD현대) HD현대로보틱스도 로봇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회사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HYUNDAI D1’을 내놔 국내외 관심을 받았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이 로봇은 UV-C LED를 바닥면에 설치하고 인체에 무해한 플라즈마 살균방식을 적용해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HD현대로보틱스는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 등 산업용 로봇을 넘어 식음료 배송, 방역 등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매년 40% 이상 증가해 오는 2025년 6조8800억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간기획] '미래' 얘기할 때 항상 주인공, '로봇'에서 돌파구 찾는다

현대차그룹, 로봇개 공장 순찰 활용…인간형 로봇 연구도
LG전자, 서빙로봇 '구독경제'…구광모 회장, 로봇기술 동향 살펴
'협동로봇' 강화 한화·두산·HD현대…제조업 넘어 유통업계 진출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7.04 15:36 | 최종 수정 2024.07.04 16:08 의견 0

산업계가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을 성장시켜준 산업군들의 정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새로운 미래 기술들의 등장하면서 산업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쟁, 자국 이기주의, 기후위기 등 여느때보다 불투명한 외생변수들이 많은 시대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어렴풋하게 보이는 미래이기는 하지만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안개로 덮인 도화지에 성장동력을 그려 나가고 있다. 뷰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그리는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경기 침체로 인해 산업계의 제품 판매가 녹록지 않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로봇 산업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비롯해 자동차 업계의 불황 속에서 미래사업인 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업계 침체 속에서 서비스 로봇을 미래 가전으로 꼽고 있다. HD현대·두산·한화도 협동로봇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현대차그룹 로봇개, SK 공장서 운영…보스턴다이내믹스, 인간형 로봇 연구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보다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1~6월) 현대차의 누적 판매량은 206만1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감소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55만4032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새로운 차를 내놓지 않고는 판매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계는 때가 되면 부분변경 모델이라든지,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사업 진출이 필요한 이유다.

이 때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눈여겨 봐왔다. 그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보틱스랩과 함께 로봇 분야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소위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로봇 ‘스트레치’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내놓고 있다.

로보틱스랩에서는 웨어러블 로봇과 모바일플랫폼인 PnD와 모베드(MobED), 서비스 로봇 달이(Dal-e), 전기차 충전로봇(ACR) 등의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고, 안전을 위한 로봇 개발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 ‘CES 2022’ 언론 공개행사에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모습은 현대차의 방향성을 잘 말해준다.

스팟은 공사장이나 유류 및 가스 시설 등에서 안전요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스팟은 SK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공장에 2022년부터 도입돼 운영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 배치된 스팟에는 가스 감지기와 30배 줌이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됐다. 생산 공장을 돌아다니다가 폭발 위험을 감지하거나, 이상 온도를 발견하면 즉각 알린다.

스팟은 로보틱스랩의 PnD 등 모바일 로봇과 함께 물류 배송에도 활용될 수 있다. PnD는 한마디로 자율주행 바퀴다. 자율주행칩을 바퀴에 심어놔 물류배송이 가능하다. PnD가 장착된 로봇이 스팟과 택배 물건을 싣고 다니다가 도착지에서 스팟이 나와 물건을 전달하는 모습은 현대차가 제시한 미래 택배 배송 로봇의 모습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간형 휴먼 로봇 개발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 공개한 휴먼 로봇 ‘아틀라스’는 유압식을 대신해 전동식으로 바꿔 가볍고 가격과 원가를 낮췄다. 로봇 대중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휴먼 로봇 사업에 뛰어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이 로봇에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 LG전자, 서비스로봇 ‘클로이’ 구독경제…구광모 회장, 미국 방문 동향 살펴

LG전자도 가전 판매 침체 속에서 돌파구 중 하나로 ‘서비스 로봇’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가전과 함께 로봇 카테고리가 있다. B2B(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판매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모델이 클로이 로봇의 서랍에 배송 물품을 적재하는 모습.(사진=LG전자)

로봇은 비싸다는 것은 옛말이다. 최근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중 하나인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을 구독경제를 접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년 간 월 66만원에 클로이 서브로봇을 데려갈 수 있다”며 “초기 구매 비용이나 관리 및 점검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6개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해 급정거나 급출발, 진동 등으로 액체가 담긴 음식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로봇에는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해 복잡한 매장 내 장애물을 피할 수 있고, 40kg까지 옮길 수 있다. 무게 감지 센서가 있어 고객이 음식을 받거나 식사가 끝난 후 직원이 빈 식기를 담으면 스스로 퇴식구로 이동한다.

구광모 LG그룹 대표(왼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찾아 AI와 로봇 관련 사업 현황과 기술 트렌드를 직접 살피기도 했다.

구 회장은 북미에서 AI칩을 만들고 있는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CEO를 만나는가 하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피규어 AI’를 방문해 브렛 애드콧 CEO에게 로봇 관련 시장 현황과 기술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LG전자는 생성형 AI의 핵심인 초거대언어모델(LLM)을 LG 로봇에 적용하려고 한다. 구글의 LLM 제미나이를 탑재한 LG 클로이 로봇을 연내 출시하고, 기존 출시된 로봇들에게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공항과 호텔, 병원, 식당, 물류창고 등에 클로이 로봇을 제공하고 있다.

■ 한화·HD현대·두산, 협동로봇 사업 강화…제조 넘어 유통업계 진출

제조 분야에 주로 활용되던 협동로봇도 산업·유통계로 영역을 확장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로봇은 그룹의 중요한 최첨단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투자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한화그룹은 로봇 사업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정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분사한 로봇사업 담당인 한화로보틱스를 세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삼남 김동선 부사장(오른쪽)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한화로보틱스는 김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전략기획총괄을 맡아 유통 분야 사업과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한화로보틱스는 새 대표이사로 정병찬 최고기술관리자(CTO)를 내정했다. 정 신임 대표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기술통으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를 앞둔 새 협동로봇 HCR-10L 개발도 정 신임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비-로보틱스’와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비-로보틱스’는 배달의민족 서빙 로봇운영사이며, 국내 3100대 이상의 서빙 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와 비-로보틱스는 외식업 자동화 매장 구축에 손잡기로 했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 기술을 통해 홀과 매장 전체의 자동화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주방에서 조리를 돕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국내 협동로봇 분야는 두산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한 후 지난해 기준 13개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관련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LG전자와 전기차 급속충전기에 협동로봇을 접목한 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운전자가 전기차를 주차하면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해주는 방식이다.

유통업계에도 뛰어들었다. 메가커피와 교촌치킨에 협동로봇을 활용한 바리스타와 튀김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미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세운 유럽지사를 통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시스템 통합업체와 딜러 등 현지 파트너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방역로봇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운영중인 모습 (사진=HD현대)


HD현대로보틱스도 로봇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회사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HYUNDAI D1’을 내놔 국내외 관심을 받았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이 로봇은 UV-C LED를 바닥면에 설치하고 인체에 무해한 플라즈마 살균방식을 적용해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HD현대로보틱스는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 등 산업용 로봇을 넘어 식음료 배송, 방역 등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매년 40% 이상 증가해 오는 2025년 6조8800억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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