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주암지구 C2 신혼희망타운이 수도권 공공분양의 집중지로 부상했다. 강남 인접 입지와 6억원대 분양가, 1%대 기금대출 효과로 사전청약자의 96.5%가 본청약을 했다. 일반공급 163가구엔 2만403명이 몰려 평균 125.17대 1을 기록했다. 월 160만~200만원대 상환과 전매, 차익공유 제약에도 '최대 10억원 안팎' 기대감이 열기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과천 주암지구 일대. (사진=네이버 지도)


■ "주변 13억~17억대...지식정보타운 사례 볼 때 과천주암도 10억 차익 기대감"

26일 LH에 따르면, 이달 29일 과천 주암지구 C2 신혼희망타운 본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뒤 12월 계약을 거쳐 오는 2028년 6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같은 달 수도권에서만 과천 C2 686가구를 포함해 동탄·구리·남양주 등 공공·신혼희망타운 3653가구가 청약에 나선다. 이 중에서도 가격 대비 체감가치가 월등한 과천으로 관심이 쏠렸다.

LH 관계자는 "이번 과천 신혼희망타운은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며 "특히 주암지구는 강남, 서초, 양재 등과 가깝고 입지가 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격 매력은 수치로 확인된다. 과천 주암 C2 분양가는 전용 46㎡ 5억6949만~6억0585만원, 전용 55㎡은 6억7920만~7억2268만원이다. 맞은편 서초권 59㎡가 13억원대 실거래를 기록했고 인근 민간분양 '디에이치 아델스타' 59㎡가 16억~17억원대 중반으로 공고된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최대 10억원에 달한다.

과천 'ㄱ'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저렴하다 보니 월 부담이 있더라도 당첨이 곧 대박이라는 인식으로 청약자가 몰렸다"면서 "실제로 지정타(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자 다수가 두 자릿수 억대 차익을 실현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규제가 심한 때에 공공분양이 중산층도 로또 청약을 시도할 수 있는 진입로가 된 셈이다.

과천 주암 C2 블록. (사진=LH)

■ 진짜 수익 챙길 수 있나..."월 160만~200만원 내고도 수억 수익 가능성"

그렇다면 전매 제한이나 차익의 LH 공유 조건에도 진짜 수익을 챙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과천에 거주하고 두 살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는 이번 과천 주암 C2 청약에 55㎡에 청약을 했다. 이들 사례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이들 신혼부부가 이번에 전용 55㎡에 분양가 7억원으로 청약했다고 치자. 현재 자기자본이 1억5000만원이고 기금 수익공유형 모기지 4억원(고정 1.3%, 30년)에 더해 일반 주담대도 1억5000만원(고정 5%, 30년)을 받았다고 해보자.

이럴 경우 월 상환액은 원리금균등 기준 총 215만원 정도다(기금 약 134만원 + 일반 약 80만원). 전매제한 3년과 거주의무 5년을 포함해 총 12년 보유하면 두 대출의 합산 잔액은 약 3억7300만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납입한 누적 이자는 약 1억3200만원으로 계산된다.

수익공유 모기지로 보유 10~14년, 자녀 1명 기준에서는 집값이 오른 만큼의 34%는 기금, 66%가 내 몫이 된다. 그래서 이자 1억3200만원을 메우려면 내 몫이 그만큼 필요하다. 역산하면 총 시세차익 약 2억원을, 즉 분양가 대비 약 29% 상승이 손익분기점이 된다. 쉽게 말해 7억원에 사서 12년 뒤 9억원 정도에 팔면 이자 부담을 대략 메우고, 그 이상부터가 순이익이라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가격대별로 계산해 보면, 7억원 매도 시 차익 공유는 없고 대출 잔액을 갚고 남는 돈이 약 3억2700만원이다. 집값이 10%가 오른 7억7000만원이 됐다면 매도 시 총차익 7000만원 중 기금 몫 2380만원, 내 몫 4620만원이고 순현금 약 3억7300만원이 된다. 집값이 30%가 오른 9억1000만원이 될 경우 매도 시 기금 몫 7140만원 반영, 약 4억6500만원이 내 손에 남게 된다.

과천 주암지구 C2 신혼희망타운 55㎡ 견본주택. (사진=LH)


■ 대출·세제 변수..."시세차익 기대 커 부족한 돈 빌려서라도 들어와"

과천주암 C2는 기금대출 4억원 의존도가 크다. 1%대 저금리 대신 매도·상환 시 차익을 기금과 공유해야 한다는 비용이 붙는다. 여기에 일반대출까지 껴야 한다면 금리 변동까지 고려해 월 상환과 손익분기점은 더 올라간다.

본청약 공고에도 중도금 대출 실행이 '불확실하다'는 단서가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 이자, 옵션과 발코니 확장비 등 초기 현금 유출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세제도 변수다. 현행 기준 1세대 1주택 요건을 채우고 양도가액이 12억원을 넘지 않으면 비과세가 가능하지만, 거주나 보유 요건 미충족이나 제도 변화에 따라 양도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수요가 몰린 건 입지와 가격 메리트가 크기 때문이다. 버스로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과 4호선 선바위역 접근이 가능하다. GTX-C 과천종합청사역과 4호선 과천지식정보타운역 개통 기대도 있다. 생활 인프라도 서울대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 시설과 우면산과 청계산 등 자연도 누릴 수 있다. 이에 월 160만~200만원대 상환을 꾸준히 감내하고 최소 1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다면 당첨은 수익이라는 계산이 선다.

과천 'ㄱ' 공인중개사 대표는 "나중에 시세 차익으로 돌아온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부족한 돈은 친척이나 지인에게 빌려서라도 마련하는 분위기"라면서 "과천 입주는 사실상 청약 목적이 크고 매물 자체가 적어 전세나 임대보다는 당첨을 통해 들어가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