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한달 만에 또다시 휘청였다. 엔비디아 관련 악재로 간밤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급락한 데다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겹치면서 위축된 투자심리는 그대로 지수에 반영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읿대비 3.01% 하락한 258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7% 떨어지면서 731.75선까지 후퇴했다.
개장과 동시에 2600선을 내준 코스피지수는 낙폭 축소를 시도하는 듯 했으나 팔자 물량이 확대되면서 3% 이상 떨어졌다.
지난 밤 뉴욕 증시의 흐름은 일차 예고편이기도 했다. 8월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확인되자 나스닥지수가 3.26% 급락하는가 하면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1~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그간 시장 주도주 역할을 했던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주들이 하락폭을 키우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5% 폭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들의 약세는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7.4% 떨어지며 1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도 3.3% 하락, 7만원 초반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달 초 폭락장 이후 이들은 반등을 시도해왔지만 이날 하락으로 주가는 한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시장 하락을 주도한 건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9862억원, 7307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 역시 각각 5180억원, 2839억원씩 팔면서 하락을 키웠다.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 매도 규모만 3428억원에 달했다.
9월 증시의 변동성 확대 경고는 최근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대선, 과거 9월 증시의 통계적 약세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방어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미국 경기가 침체를 보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심리 중 한 축을 차지하게 됐고 미국의 금리정책에 대한 경로도 여전한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어 국내 역시 상방보다는 하방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현재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의 고용지표 등이 확인될 때까지는 포트폴리오 분산 등 방어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