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인 경기 고양 일산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총 30만 가구 규모의 1기 신도시 지역 5곳을 54만 가구 수준으로 다시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밑그림이 마무리됐다. 각 지역별 사업성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난 가운데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단지별 경쟁도 치열하다. 주민들의 민간 정비사업인 만큼 건설사의 참여 여부가 빠른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5일에 고양시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일산 신도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 계획안'을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고양시는 해당 계획안을 통해 일산 신도시를 '활력있고 생동감있는 공원도시 일산'이라는 비전 아래 ▲생동감 있는 녹색공원도시 ▲이동이 편리한 교통도시 ▲활력있는 자족도시 ▲쾌적한 정주환경도시 ▲살기 좋은 복지문화 도시 등 다섯 가지 목표에 맞춰 정비에 나선다.
기본 계획안에 제시된 일산 신도시의 기준 용적률은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각각 300%, 360% 등이다. 이를 통해 2만7000가구 규모의 주택 추가 공급 기반이 마련된다.
일산 신도시 재건축 사업 공간구상도. (자료=국토교통부)
이번 일산 신도시의 기본 계획안 공개에 따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1기 신도시 5곳(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의 밑그림이 모두 마무리됐다.
각 신도시별 아파트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용적률은 ▲분당(326%) ▲일산(300%) ▲평촌(330%) ▲산본(330%) ▲중동(350%) 등이다. 이에 따라 현재 39만2000가구 규모의 1기 신도시는 2035년까지 14만2000가구의 추가공급과 기존에 진행 중인 정비사업 3000가구 등을 더해 53만7000가구 규모로 재정비될 전망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분위기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신청이 오는 27일 마감 예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모 제안서 신청을 받고 있다. 선도지구는 내년도에 특별정비구역 지정 이후 그 이듬해에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 계획 수립 등을 거친다. 이어 2027년에 착공과 함께 2030년에는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평가 항목에는 주민동의율이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만큼 각 단지들은 주민동의율을 최대한 확보하고 공모 접수 마지막 날인 27일에 맞춰 신청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성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은 만점에 가까운 95% 안팎의 주민 동의율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 단지들도 주민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민들이 동의율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과 달리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신중한 기류가 관측된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리스크 파악이 쉽지 않고 단순하게 용적률이 상향되는 수준으로는 사업성이 크게 제고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기회 자체가 있다는 건 호재인데 분당 외에 주변 지역에서도 사업성이 얼마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면서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은 아마 사업성이나 분양이 잘 될 것 같은 분당 쪽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과 직결되는 부분인 용적률이나 공공기여 비율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공사비도 오른 상황에서 당장은 수주에 뛰어들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사비 인상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조합원들의 분담금 여력도 신중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여, 기부채납과 같은 부분이 기존과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하게 용적률이 올랐다는 것만 놓고 사업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할 수 없다"면서 "동의율이 높은 단지 위주로 먼저 선도지구를 선정하는 것도 결국은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우선적으로 추진을 하겠다는 건데 조합원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도 있고 목표로 하는 선도지구의 2030년 입주는 현실적으로 빠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