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등 국지적으로 급등세를 연출했던 아파트 가격이 9월 이후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 대책 등 긴급처방과 함께 대출 옥죄기가 약효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 일부 지역의 과도한 아파트 매매가와 분양가 상승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에 대한 '낙수효과'(trickcle down effect)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7일 (주)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8.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거래량 증가와 함께 3개월 연속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9월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상승거래 비중이 48.5%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출규제에 따른 관망세 확산과 단기급등으로 인한 가격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수도권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이 둔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9월 본격화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등 대출규제 영향으로 집값 추가 상승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가계대출 증가폭도 서서히 잡히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에서의 8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9조6259억원으로 역대급이었지만, 9월에는 증가액이 5조6029억원으로 다소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월간 기준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파죽지세로 급등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은 8·8대책과 9월 들어 시작된 대출 규제 여파로 상승세가 멈칫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주(9월 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8주째 올랐지만, 상승폭은 3주 연속 둔화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요 단지의 매도 희망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라면서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이날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8884건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8월 6114건으로 떨어졌다. 9월 계약한 물량의 신고기한이 30일인 것을 감안할 때 미신고 물량이 남아있겠지만, 이날 현재 1941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직방 관계자는 "9월은 스트레스 DSR이 적용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의 기조 일환으로 대출제한이 진행되면서 매매시장의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달라진 대출조건이나 한도 그리고 그동안 단기간에 오른 가격 등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증가하던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계약 후 30일이 이내라는 실거래가 신고기간을 감안해도 9월 거래량이 전달 거래량을 뛰어넘기 힘들 것"라면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5499만원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작년 말 3508만원보다 9개월 새 1991만원 올랐으며 56.76%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셋값도 올 한 해만 1.93% 오르면서 서울 전셋값이 작년 7월부터 15개월 연속 상승했다"라면서 "위와 같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경기 지역으로 점차 확산돼,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