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연합뉴스
올 가을 금리인하 기대감이 분양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올 4분기 금리인하 단행을 확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 시기와 횟수, 그폭은 여전히 불확실한 실정이다. 금융 당국이 집값 상승세와 물가지표 우려 속에 13번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가운데 부동산시장에서는 올해 금리인하 이벤트가 이미 일정 부분 시장에 선반영 됐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여름 수도권 분양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불장'을 연출했다. 수도권의 경우,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장기적 반등 국면 추세와 동조하면서 올 가을 분양시장도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몇몇 입지가 강점인 곳을 제외하고는 지방 분양시장은 여전히 미분양 우려 속에 흥행 실패가 가시화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특히 분양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여전히 악순환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추석 이후 11월말까지 전국에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총 29곳, 3만4306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권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16개 단지, 1만7595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며, ▲지방광역시 7개 단지(9747가구) ▲그 외 지방권역 6개 단지(696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수요자들의 분양시장 진입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단지는 당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있어 청약 쏠림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증하듯 올해 여름 분양시장은 수도권 위주로 뜨거운 열기를 분출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여름(7월·8월) 서울에서는 총 8개 단지가 1775가구를 모집(특별공급 제외)했는데 1순위 청약통장 23만8732건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은 무려 134.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월)에 평균 97.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1.37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경쟁률이 치열했던 곳은 7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했던 '래미안 원펜타스'로 17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9만3864건이 접수돼 평균 527.3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402대 1),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 힐스테이트 라첼스'(163대 1)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 분양시장이 뜨거워진 이유로 계속된 분양가 상승, 공급 감소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라면서 "현재 서울은 재고아파트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수급 불안이 분양시장에서도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증하듯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1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6% 상승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0만원대였으나 2023년 1월 3068만원으로 올라선 후 1년 반 만에 4000만원 대로 올라섰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 추세 속에서 분양시장의 열기가 올 가을에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 수도권 안정적인 투자처 위주로 청약경쟁률의 과도한 상승이 이어지는 반면 지방의 성적은 초라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현재 수도권의 거래량 증가 및 가격 상승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는 가운데 금리가 인하한다면 그 폭과 시기에 따라 가격상승 전망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올해 아파트값이 상승한 수도권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와 같이 가격경쟁력의 단지와 현재 가격이 비싸더라도 희소가치가 있는 우수입지 단지의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