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10월 말 기준) 분양 단지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개 단지는 수도권 소재 단지이다. 경기도 성남 금토지구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가 본청약에서 1110.3대 1로 1위를 기록했고,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1025.6대 1·1순위), '청담르엘'(667.3대 1·1순위),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627대 1·1순위), '래미안원펜타스'(527.3대 1·1순위),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494.1대 1·1순위), '메이플자이'(442.3대 1·1순위) 순이다.(민간아파트 기준. 피알본 집계)
올해 청약경쟁률 '대박'을 터뜨린 상위 7개 단지들이다. 위 단지들의 큰 흐름은 전통적인 흥행 불패 공식인 수도권 '역세권'과 '브랜드', '대단지' 등에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와 '중소형 타입'의 약진도 눈에 띈다. 특히, 역세권 브랜드 대단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청약 성공을 이끌어냈고, 분상제 적용 단지들도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 가치가 높은 단지들 위주로 높은 청약 열기를 과시했다. 분양가 인상 추세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다소 가격 부담이 적은 전용 60㎡ 이하 소형타입 아파트들의 역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역세권·브랜드·대단지'는 인기 여전
올해에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역세권·브랜드·대단지의 불패 공식은 이어졌다. 매번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풍부한 수요로 분양가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란 '똘똘한 한 채' 기대감이 분양 완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사례로 지난 8월 공급된 청담 르웰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 무려 5만6000여명이 신청, 평균 667.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호선 청담역 인근에 총 1261가구 브랜드 대단지라는 점이 폭발적인 흥행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 10월 과천시에서 공급된 '프레스티어자이'는 3.3㎡당 60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역세권 브랜드 대단지의 강력한 흥행력을 증명했다.
총 1445가구 대단지 규모로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입지에 브랜드 대형 건설사 분양이 청약 열풍을 일으킨 것.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역세권 브랜드 대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수도권 지역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이 붙는 몸값을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9호선 신반포역과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 역세권 입지의 브랜드 대단지 '래미안 원베일리(총 2990가구)'는 지난 8월 전용면적 84㎡가 60억원에 거래되며 동일 타입 기준 전국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3.3㎡당 가격은 1억 7000만원을 넘어선 것이며, 지난 7월 55억원에 손바뀜 된 이후 불과 한 달도 채안돼 무려 5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분상제·중소형 단지도 흥행 보증수표 입증
한편, 올해 분상제 지역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7.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피알본이 청약홈을 확인해 본 결과, 올해 청약을 받은 272곳 중 분상제 단지는 44곳이었다. 이들 분상제가 적용된 단지의 일반공급은 1만7703가구(특별공급 제외)였고 84만8031건이 접수됐다. 이는 평균 47.90대 1의 경쟁률로,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 평균이 6.38대 1인 것을 감안할 때 7배 넘는 수준이다.
최근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합리적인 분양가로 선보이는 분상제 단지들의 경쟁력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국 3.3㎡당 분양가는 1395만원이었지만 5년이 지난 2024년 현재는 2066만원으로 671만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올해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중형, 대형 타입 대비 최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1월~11월 2주차 기준)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30.6대 1로, 전용 60~85㎡ 이하인 중·소형 11.1대 1보다 약 2.8배, 전용 85㎡ 초과 중·대형 타입보다 약 3.8배 경쟁이 치열했다.
실제 올해 최고 경쟁률 상위 5개 단지 중 1위부터 4위까지 전용 59㎡ 타입이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단지로 살펴보면, 올해 2월 서울 서초구에 공급된 메이플자이의 전용 59.17㎡·59.54㎡타입이 각각 3574.0대 1, 3317.5대 1로 1·2위에 자리했다. 이어 서울 강남구에 10월 공급된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의 전용 59㎡가 1910.4대 1로 3위, 7월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 전용 59㎡가 1604.9대 1로 4위,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중흥S클래스 전용 84㎡가 1584.6대 1로 5위에 자리했다. 특히 래미안원펜타스의 경우 13개 타입으로 공급되었는데 전용 59㎡ 타입의 경쟁률이 1~3위에 자리하며 경쟁이 더 치열했다.
더피알 관계자는 "고분양가 흐름 속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짐에 따라, 넓은 면적 대비 진입장벽이 낮은 소형 아파트에 주택 수요가 집중된 것"이라면서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인 1~2인 가구의 증가세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황한솔 피알본 리서치팀장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분상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높거나 입지가 뛰어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이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특히 내년에도 분양가 인상 추세가 지속되면서 신축 단지들의 분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