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인크래프트)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게임, IT업계에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기존의 방식대로 AI가 게임 개발 도구로 쓰이는 것을 넘어, AI가 직접 콘텐츠 제작자로 거듭나는 사례도 등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구글은 자체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공개하고, '스트림 리얼타임' 기능을 선보였다. AI와 게임을 결합한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플레이하는 게임 화면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텍스트·음성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게임 플레이 보조에 특화된 '제미나이 포 게임'도 선보였다. 일례로 '리그오브레전드(LoL)'를 플레이하고 있다면, AI가 게임 상황을 분석하고 알맞은 동선, 아이템 등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AI를 직접 게임에 참여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알테라는 최근 1000개의 AI 에이전트를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투입, AI가 스스로 농부, 광부 등 직업을 찾아 인간처럼 공동체를 형성하는 '프로젝트 시드'를 공개한 바 있다.

알테라는 앞으로 AI가 인간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AI끼리고 자율적으로 소통,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높은 자율성과 방대한 콘텐츠가 특징인만큼, 실험환경으로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양 알테라 CEO는 "대규모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완전 자율형 에이전트들이 구현되면 AI의 진정한 잠재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AI 스트리머 '뉴로사마'가 동료 스트리머들과 게임 '라이어스바'를 플레이 중인 모습. (사진='뉴로사마' 유튜브 갈무리)

개인이 직접 학습시킨 AI 모델이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스스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영국의 프로그래머 비달이 선보인 AI 스트리머 '뉴로사마'가 대표적으로, '뉴로사마'는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마인크래프트'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뉴로사마'는 데뷔 후 2년 간 꾸준한 학습을 거치면서 마치 사람과 같은 행동양식을 보여 전 세계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뉴로사마'는 지난해 트위치의 스트리밍 어워드에서 '최고의 기술 버튜버' 부문을 수상했으며, 트위치 팔로워는 68만명, 유튜브 구독자는 44만명에 달한다.

국내 게임업계도 AI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AI 딥러닝을 활용한 챗봇 게임을 선보인 크래프톤의 렐루게임즈 등이 대표적이며, 넥슨·엔씨·넷마블 등 주요 기업들도 AI 연구실을 설립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다만 아직 AI는 관련 인프라 비용, 높은 개발 난도로 인해 간단한 어셋 제작, 고객 대응 등 제한적인 분야로 활용이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용하 넥슨게임즈 PD는 지난해 지스타 콘퍼런스에서 "AI 성능이 발전하는 만큼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들어간다"며 "특히 AI는 언어 처리 외에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실무 수준에 곧바로 적용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AI와 관련한 윤리적 이슈도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AI 학습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규제 ▲AI로 인한 직업 대체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