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웨이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후속 작업으로 양사의 계열 저비용항공사(LCC)도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며 새로운 경쟁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LCC업계 경쟁구도가 통합 진에어-티웨이·에어프레미아-제주항공 간 3파전으로 형성될 조짐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명소노그룹은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티웨이항공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경영 개선 요구서를 보냈다.

해당 요구서는 "티웨이항공은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안전 감독의 높은 개선 지시 비율로 볼 때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안정적인 항공사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본업인 숙박·레저 산업에 항공업을 연계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미주 노선을 주력사업으로 삼은 국내 LCC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인수, 2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향후 대명소노가 두 LCC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총 43대의 항공기(티웨이 37대, 에어프레미아 6대)를 보유한 대형 LCC가 출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의 보유 항공기 수는 41대다.

여기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겹치는 노선이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티웨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지난해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이관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장거리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산하 LCC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통합 역시 LCC 업계의 주요 이슈다. 대한항공의 모기업 한진그룹의 비전대로 '통합 진에어'가 출범하면 보유 항공기 수 58대의 거대 LCC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최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대한항공 출신의 인물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에어부산은 워싱턴·미동부지점장을 담당했던 정병섭 대표가 선임됐으며 에어서울에는 대한항공 후쿠오카, 오사카, 제주지점장 등을 거친 김중호 대표가 선임됐다.

진에어 관계자 역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성공적 통합 LCC 출범을 위해 철저한 준비와 효율적 과제 수행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 20일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매출 1조4613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9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3사의 통합 LCC는 합병과정에서 중복노선을 포기해야하는 것은 물론, 에어부산의 지분(16%)을 보유한 부산시 및 부산상공계의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통합으로 에어부산이 타지역으로 이동하면 지역 경제와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 운영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간 LCC 통합에 대비해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냈던 제주항공은 무안공항 사고 이후 성장동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올해 안정성 강화를 위해 1분기 운항 노선을 약 1900편 감축, 내달부턴 화물기 가동도 중단하기로 했다. 사고 수습과 항공기 안전 점검, 정비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외형 확장에 신경쓰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LCC 업계 재편에서 제주항공의 역할이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지금은 참사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