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로 50대 근로자 1명이 여전히 실종된 가운데, 기상 악화로 인해 수색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특히 사고 발생 약 17시간 전 터널 중앙 기둥의 심각한 파손이 이미 인지됐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의 초기 대응과 보고 체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


1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실종자 A씨에 대한 수색은 강한 비바람 등 기상 악화와 추가 붕괴 위험으로 인해 오후 8시5분경 일시 중단됐다. 구조 당국은 "현장 안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구조대원 투입은 위험성이 크다"며 "크레인과 조명, 차량 배치 등을 조정해 구조 방법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에도 유사한 이유로 수색이 중단됐으며, 당시 구조대원들은 지하 공간에서 소음과 함께 구조물이 낙하하는 위험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조 재개 시점은 기상 여건과 현장 안전성 확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 기둥 파손 17시간 전 인지…늦은 보고 정황

사고 전 터널 구조물에 이상 징후가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시공사의 초동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9시 50분경 '투아치(2arch)' 방식 터널의 중앙 기둥 파손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보고서에서 기둥의 손상이 포착된 사진에는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넥스트레인의 최초 사고 상황 보고서에서 보고된 투아치 방식 터널의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개가 손상된 모습 첨부 사진. (사진=문진석 의원실, 연합)


현장 작업자들은 기둥 파손을 인지한 직후, 근로자 17명을 대피시키고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광명시에는 약 2시간이 지난 11일 자정 무렵에야 상황이 보고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해당 지연이 현장 안전 확보와 적절한 사전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관련 기관의 공식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 정치권 "책임 소재 명확히 해야"…국회 차원 조사 예고

초기 대응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문 의원은 "최초 상황 인지 시점부터 터널 기둥의 손상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교통부와 시공사의 후속 조치가 적절했는지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주요 노선 구간으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체 공사 구간에 대한 구조 안전성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시공사·감리단·지자체의 대응 경과를 정밀 분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