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전경. (사진=보령)


보령(구 보령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해 자체 생산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성과가 본격화 되고 있다. 최근 인수한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을 모두 자체 생산전환을 완료하면서 자사의 기술력을 결집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로 육성할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령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성분명 페메렉시드)의 자사 생산전환을 마쳤다. 이로써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인수한 젬자·자이프렉사·알림타 등 3개 품목의 자사생산 체계 구축을 완료하면서 제조경쟁력과 수익성 모두를 강화하게 됐다.

LBA 전략은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 후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어 이미 구축된 입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갰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처방 연속성과 생산 공급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약품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여기에 보령은 LBA로 확보한 의약품의 자체 생산을 넘어 제형을 개선한 개량제품으로 발전시켜 상품성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여 LBA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달 출시한 ‘알림타 액상주’다.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이었던 기존 알림타를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액상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기존에는 투약 직전 희석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액상주 형태로 전환되며 조제 시간 단축과 안전성 확보라는 실질적 개선이 이춰졌다. 보령은 앞서 2023년에도 항암제 ‘젬자’를 액상 제형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젬자 판매의 약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 내 빠르게 안착했다.

LBA 전략을 통해 확보한 품목들은 모두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젬자는 2020년 인수 당시 143억원이던 연간 처방액이 지난해 29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자이프렉사는 2021년 인수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16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알림타는 2022년 210억원에서 2024년 269억원으로 28% 성장했다.

보령은 LBA 전략으로 인수한 의약품들을 자체 생산 체계로 전환해 ‘인수-내재화-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까지 노히고 있다. 이 중심에는 2019년 설립된 스마트 팩토리 형태의 예산공장이 있다. 예산공장은 항암제를 대량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항암제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예산공장 내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EU-GMP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 같은 세계적 수준의 제조경쟁력을 바탕으로 2024년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CDMO 계약을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보령은 앞으로도 LBA 전략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의 LBA 전략은 단술 기술이전 생산에 그치지 않고 자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투입해 실질적 가치가 있는 개량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임상적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