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GF리테일
약국을 주 유통채널로 활용하던 제약사들의 건강기능식품이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 이어 편의점까지 진출했다. 코로나19 이후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과 즐겁게 건강을 누리려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일상에 자리잡으면서 제약사들도 건기식 유통채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GS25와 CU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건기식 판매에 나섰다. GS25는 삼진제약, 종근당, 동화약품, 종근당건강, RU21, 익스트림, 동국제약, 동아제약 등 제약사 및 건강식품 전문기업과 협업해 30여종의 건기식을 8월부터 전국 5000여 점포에 입점한다. 주요 제품은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간 건강 등 기능성 중심이며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주력 제품을 1주~1개월 단위 소용량 패키지로 구성해 5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GS25는 제품군 확대와 함께 매장 내 전용 진열대와 홍보물을 설치해 고객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며 오는 9월에는 수입 프리미엄 제품과 국내 제약사의 신제품까지 추가해 프리미엄 수요까지 아우를 방침이다. CU역시 전국 6000여 점포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판매 인허가 취득을 완료하고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CU가 이번에 선보이는 건기식은 제약사 종근당, 동화약품과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총 11종이다. 이를 포함해 현재 CU에서 판매하는 건강 관련 상품은 70여 종에 이른다.
종근당의 건기식은 ‘건강프로젝트 365’ 브랜드 제품들로 총 9종으로 가격은 모두 5000원이다. 해당 제품들은 10일치 단위 소용량, 소포장 패키지로 구성돼 복용 등에 대한 부담이 적고 테스트 구매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동화약품과는 글루콘산 마그네슘이 함유된 액상 형태의 ‘마그랩 포 스트레스, 포 에너지’ 2종(각 3900원)을 내놓는다. CU 건기식은 해당 제약사들과 오랜 기획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모든 제품을 5000원 이하 가격대로 맞췄다.
이들 편의점 건기식의 공통점은 소용량 패키지와 3000~5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이다. 제약사들은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을 활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매출 증대와 함께 대용량 구매 전 시험 소비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제약업계가 앞다퉈 편의점 건기식 판매에 나서는 것은 개점 시간의 제약이 없는 편의점의 건강 관련 제품 구매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에서 올 상반기 건강 지향 일반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8.6% 뛰었다. 이 기간 CU도 건강 식품 매출이 85.0% 증가했다.
또한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시장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어 새로운 유통망에 대한 필요성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으로 2020년 5조1750억원 대비 16% 증가했으나 시장성장률은 2020년 5.8%였지만 2023년 -0.1%, 2024년 -1.6%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약국과 홈쇼핑 중심이던 건기식 구매가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구매 편의성 등 소비자 주도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제약사들 역시 변화에 발맞춘 제품과 유통채널의 다변화 등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