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대표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서브컬처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마침내 공개됐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다키스트 던전' 등 로그라이트 장르 대표작의 장점을 담고, '에픽세븐'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차별화된 작품으로 선보인다는 포부다.
'카제나'는 '에픽세븐'을 선보인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에서 개발 중인 서브컬처 풍의 로그라이트 덱빌딩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최근 스마일게이트는 서울 홍대 WDG 스튜디오에서 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의 미디어 시연회를 열었다. 이날 한시간 남짓 진행된 시연에서는 '카제나'만의 차별 요소,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일부 체험해볼 수 있었다.
프롤로그부터 패배가 확정된 전투를 경험하게 된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첫 인상은 합격점이었다. 대다수 서브컬처 게임들이 밝은 분위기로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선보이는 데 반해, '카제나'는 시작부터 인류가 멸망한 암울한 세계관을 내세웠다. 어두운 스토리는 향후 전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에서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였다.
이용자는 우주를 떠도는 전함 '나이트메어호'를 이끄는 함장으로, 전투원들과 함께 지상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체불명의 재해 '카오스'로 인해 초토화된 지상에서 생존자를 찾고, 행성을 정화하며 인류의 터전을 되찾는 것이 목표다.
매력적인 캐릭터 외형 또한 돋보였다. 필드 전투는 SD 캐릭터로 진행하나, 스킬 사용 시 LD 일러스트로 전용 모션을 취한다. 유대감을 높이는 '대화' 파트에서도 수려한 2D 일러스트로 높은 몰입감을 확보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전투 장면. (사진=스마일게이트)
가장 큰 특징은 로그라이트 기반 덱빌딩 시스템이다. 총 3명의 캐릭터로 파티를 꾸려 기본 카드 4장, 고유 카드 4장으로 총 24장으로 덱을 구성해 전투를 진행한다. 매 턴 정해진 행동 포인트에 따라 카드를 조합하는 것이 핵심으로, 카드가 부족하면 무덤에서 카드를 꺼내오는 셔플 기능도 마련됐다.
자동 전투와 차별화하기 위한 지점도 눈길을 끈다. 전투 중 적의 체력바 옆 공격·방어 예고하는 아이콘이 표시되며, 이를 통해 공격을 쏟아부을 지, 혹은 한 턴 재정비할 지 등 상황에 맞춘 전략적 선택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 특수 효과 '번뜩임'을 통해 획일화된 전투를 지양한다. '번뜩임'은 특정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일정 확률로 행동 포인트를 소모하지 않는 추가 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불리한 상황에서도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고, 이용자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전투에 몰입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붕괴' 상태 돌입 시 해당 카드를 소모해야 한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스트레스와 '붕괴' 시스템을 조합한 전략적 요소도 돋보였다. 전투에 참여한 캐릭터는 턴이 종료되거나 피해를 입을 때 스트레스가 쌓이며,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붕괴' 상태에 빠진다. 이 경우 최대 체력이 감소하고 손패의 붕괴 카드를 전부 소모해야 해당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붕괴'는 장르 대표작 '다키스트 던전' 등을 플레이해봤다면 익숙할 장치다. 물론 이같은 시스템은 자칫 게임의 난도를 높일 수 있지만, '카제나'는 이를 영리하게 풀어냈다. '붕괴' 상태에서 벗어나면 강력한 버프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소가 아닌 전략적인 선택지를 준비한 것이다.
매 세션은 약 10~15분 내외로 끝마칠 수 있었다. 장시간 조작 시 따라오는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짧은 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개발진 측의 설명이다. 일일 숙제에 걸리는 시간도 약 10여 분으로 가벼운 플레이 타임을 지향한다.
하드코어 플레이어를 위한 콘텐츠도 마련됐다. '붕괴'를 겪고 '딥 트라우마' 상태에 빠진 전투원을 회복 없이 투입하면 패널티가 부여되는 하드코어 모드 '딥 트라우마 모드'가 활성화된다. 짧게는 10여분, 원한다면 수십, 수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라이트·하드코어 이용자를 모두 포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팀 편성 화면. (사진=스마일게이트)
주요 BM(수익모델)은 전투원 및 파트너를 수집하는 확률형 뽑기다. 전투원은 전투에 참여하는 파티원이고, 파트너는 덱에 특정 효과를 부여하는 일종의 도우미로서 타 게임의 '전용무기' 역할을 담당한다. 시연 버전 기준 70회 반천장, 140회 천장(일정 이상 뽑기 시 확정 캐릭터 획득)이 기본 구성이다.
이외 성장 요소는 모두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도록 육성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하드코어·라이트 유저 간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밸런스를 맞추고, 라이트 유저도 노력한다면 충분히 엔드 콘텐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단계적 성장 발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전반적으로 '카제나'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 로그라이트 덱빌딩 장르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고유한 특징을 살린 수작이었다. 제한된 시연 시간으로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없었지만, 맛보고 싶은 요소가 가득한 진수성찬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9월 2일 테스터 모집을 개시, 18일부터 나흘 간 사전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 보강 작업에 들어간다. 또 25일 열리는 '도쿄게임쇼 2025'에도 참가해 사전 인지도를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