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30-30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항공업계가 차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 및 미·중 갈등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사업 진출, 단독 노선 확보 등 다양한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LIG 넥스원과 손잡고 방위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은 1조7775억원 규모의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며, 그간 연구·개발에 힘써왔던 방산 분야의 수익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항기의 군용 개조·운용은 전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문 만큼 난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년 간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양산·정비·성능개량을 수행하며 쌓아온 역량을 십분 발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 테크센터 및 대전 연구개발(R&D)센터 내 전문 인력과 무인기, 우주발사체, 미래항공교통(AAM) 등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유가·환율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한 항공운송업 대신 방산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은 합병 절차를 이어가는 가운데 노선·사업 효율화에 주력한다. 회사는 올해 중국 무비자 정책을 겨냥해 취항한 인천-충칭·청두 등 중국 단독 노선을 비롯해 인천-센다이·미야자키 일본 단독 노선을 운영 중이다. 올 겨울에는 인천-호주 멜버른 노선도 단독 취항한다.

여기에 벨리카고 화물 운송 서비스로 화물 사업을 강화한다. 벨리카고는 여객기 하부 공간을 활용한 화물 운송 방식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일 EU(유럽연합)과 일본 경쟁당국의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 요구에 화물기사업부를 매각했다. 이에 벨리카고 사업을 통해 물류 서비스를 한층 전문화한다는 구상이다.

LCC(저비용항공사)는 중·장거리 단독 노선 확보에 매진한다. 제주항공은 일본·중화권·동남아시아 지역에 인천발 10개 노선, 부산과 제주발 5개 노선 등 총 15개 단독 노선을 운항 중이다. 여기에 상반기 보잉 B737-8 기종을 4대 도입, 연말까지 2대를 추가 교체하며 기단 현대화를 이어간다. 이를 통해 비용 효율화 및 기내 서비스 편의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인천-자그레브 크로아티아 노선, 비슈케크 키르기스스탄 노선 등 중장거리 단독 노선을 새로 취항했다. 경쟁이 적으면서도 수요가 꾸준한 유럽·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아울러 대구-울란바타르, 제주-오사카·가오슝·싱가포르 등 총 7개 단독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에어부산은 부산-발리·마쓰야마·가오슝 등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진에어는 ▲일본 인천-미야코지마·이시가키지마·기타큐슈 ▲동남아 부산-클락 등 총 4개의 단독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인천-도쿠시마, 부산-구마모토·치앙마이·푸꾸옥, 청주-장자제 등 6개 단독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후속 조치로 재배분되는 노선 역시 업계 초유의 관심사다. 재분배되는 노선은 일본 오사카·나고야·삿포로, 중국 베이징·상하이·장자제·시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국제선 26개 노선과 국내 8개 노선이다.

해당 노선은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소위 '알짜 노선'으로 분류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이번 재배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 항공사들은 이를 확보해 이용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실적 부진을 극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