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2분기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일본 등 노선 확대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한 이중고가 수익성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의 공항 이용료 인상 추진까지 예고되면서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에어부산은 지난 23일 2분기 잠정매출 1714억원, 11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 영업수지는 전년 동기 181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다른 LCC들도 전망이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은 3531억원, 영업손실 3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매출 3693억원에 영업손실 475억원, 진에어 또한 매출 3082억원에 영업손실 48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운항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유는 전체 운항비의 20~30%를 차지하는 만큼, 유가의 변동이 곧바로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고정비 상승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LCC 간의 치열한 경쟁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황금연휴가 이어지며 출국자가 늘었지만 대부분의 여행 수요는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한정됐다. 이마저도 항공사가 앞다투어 할인 경쟁을 펼친 만큼, 각 노선에서 높은 마진을 거두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노선을 놓고 출혈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LCC 특유의 저가 요금 구조상 비용 전가도 쉽지 않다"며 "특히 올 초 지속된 사고로 일부 수요가 FSC(대형항공사)로 몰린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항 이용료 인상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LCC들엔 부담이다. 인천국제항공사는 국제선 이용객 1인당 공항이용료를 현행 1만7000원에서 3만~4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이용료는 항공권 운임에 포함돼 항공사가 징수한 뒤 공항공사에 납부하는 구조다. 실질적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지만,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탑승률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LCC업계는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연휴 대비 인기 노선 공급 확충에 이어 중장거리, 틈새 노선 개설 등 노선 다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기단 현대화를 통한 항공기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이어간다. 제주항공은 지난 19일 보잉 B737-8 항공기를 구매 도입했다. 오는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연말까지 동일 기종 2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027년까지 현재 26대로 운용 중인 보잉 737-800NG 기종을 보잉 B737-8로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내년부터는 A330-900NEO 기종을 도입한다. 에어프레미아도 지난 6월 8번째 항공기 787-9 드림라이너를 도입했다.
LCC 업계는 기단 현대화로 유류비·고정비를 절감하는 한편, 사고 이후 하락한 이용자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가격할인 중심의 여객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