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업비트 D 컨퍼런스(Upbit D Conference, UDC)'를 통해 가상자산산업의 흐름과 두나무 로드맵을 공개했다.

두나무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블록체인 컨퍼런스 'UDC 2025'를 개최했다.

지난 2018년 첫 시작 이후 올해 8번째 진행되는 이번 UDC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Blockchain, to the Mainstream)'라는 주제로 열렸다. 블록체인의 제도권 편입과 금융·산업 전반으로의 확장 흐름이 집중 조명됐다.

9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컨퍼런스 'UDC 2025'. (사진=두나무)

■ "버블은 진화의 통과의례…스테이블 코인은 금융 주권 문제"

이날 오프닝 스테이지에선 지난 6월 취임한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두나무의 미래 금융에 대한 청사진을 내놨다.

오경석 대표는 2018년에 최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한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 그래프를 두고 "새로운 기술은 늘 투기와 버블 이라는 낙인을 쓴다"며 "버블은 '진화의 통과의례'"라고 정의했다.

대표적인 예로 철도, 전기, 인터넷을 들었다 "해당 기술들은 도입 초기에 관련 기업이 우후죽순 사라지고 주가가 폭락하는 시기를 겪었으나 지금은 우리 생활과 산업의 핵심이 되는 인프라로 성장했다"며 "버블을 목격할 때 단지 튤립이라고 칭할 것이 아니라 버블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변화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국가, 기업, 개인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에 대한 신뢰, 즉 가치를 보증하는 주체의 변화가 돈의 역사"라며 "물물교환에서 귀금속, 신용 본위를 거쳐 수학적 알고리즘과 네트워크에 의해 신뢰를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까 탄생했다. 지금은 법정 화폐와 디지털 화폐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상호 공존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선 "시가총액이 약 400조원에 이르고 달러 기반인 경우가 99%"라며 "단순히 통화주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여·수신 등 금융 주권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관련 이슈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그는 실사용 사례로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의 가상자산 거래 현황을 제시했다. 오 대표는 "미국에서 멕시코로 가는 비상업적 송금 87조원 중 약 10%가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리했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아르헨티나는 다수의 사용자가 디지털 지갑에 담긴 스테이블 코인을 결제 및 투자에 사용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이긴 하나 기존 화폐가치가 불안정할 때 선택에 의해 돈을 보증하는 신뢰가 변화하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두나무가 준비중인 '기와(GIWA·Global Infrastructure for Web3 Access)'체인과 월렛도 선보였다 오 대표는 "현재 블록체인 생태계가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중심으로 진행돼 국내는 소외돼 있다"며 "국내 개발자도 글로벌 웹3 생태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UDC 2025에서 발표하는 오경석 두나무 대표. (사진=두나무)

■ 전통 금융 단절이 초래한 디지털자산 부상…"받아들이지 않으면 뒤처질 것"

이후 이어진 첫 번째 키노트 세션에선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과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Chief Brand & Impact Officer)가 '금융·비즈니스·디지털자산: 흐름과 미래 전망'라는 주제를 두고 화상 대담을 진행했다.

에릭 트럼프 부사장은 "트럼프가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으로부터 단절돼 디지털자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은행 영업시간 제한으로 송금이 늦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는 기존 금융과 달리 가상자산 커뮤니티는 24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수수료도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자산의 기능 측면을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 저장 수단, 스테이블 코인 등 유틸리티로서의 기능으로 구분했다. 가치 저장 측면에선 "실물 금은 너무 무겁고,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으며 자연 재해나 경영상의 위험이 존재하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그러한 위험이 없다"고 분석했다. 유틸리티 측면에선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예금 예치시 이자수익을 은행에게 빼앗기는 등의 문제를 겪지 않고 매우 낮은 수수료로 휴일에도 즉각적으로 송금 가능하다"고 밝혔다.

에릭 트럼프는 "JP모건, 피델리티,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표적인 금융기관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디지털자산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으면 업비트, 바이낸스 등 대형 자산거래소에 뒤처질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에 대해선 "한국은 이 변화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는 국가"라며 "용기를 보여준 대가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혁신과 소비자보호, 상충하지 않는다"

두 번째 키노트 세션에서는 '메인스트림으로 성장한 디지털 자산의 로드맵'이란 주제에 대해 패트릭 맥헨리 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과 윤선주 CBIO의 대담이 이뤄졌다.

패트릭 맥헨리 전 의장은 21세기 금융 혁신 및 기술법(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을 통과시킨 배경을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을 어떻게 거래할지, 관련 재산권은 무엇인지 등 기초적인 개념을 수립하기 위해 가상자산이 웹3.0의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함께 협력해 해당 법안을 추진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와 많은 관심 덕분에 조 바이든 대통령, 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이 가상자산에 적대적이었음에도 초당적 지지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패트릭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서면서 가상자에 대해 문을 활짝 열며 분위기 전환을 이끌었다"며 "덕분에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통과시키고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추진하고 있으며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과 소비자보호의 관계에 대해선 "둘은 서로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하나를 폐기해야 한다는 양자택일(Trade off) 전제 자체가 허상"이라며 "충분한 규모의 활발한 시장이 마련되면 소비자에게도 좋은 만큼, 오히려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의견을 내놨다.

특금법,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등 사안별로 실용적인 대응을 하는 한국 규제에 대해 그는 "올바른 시장 구조가 무엇인지 원칙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나라와 유사하기에 나중에 서로 상충하는 의무 사항이 존재해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패트릭 전 의장은 "한국은 기술과 인재, 강력한 시장을 갖춘 만큼 디지털자산 선도국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향후 과제로 ETF 등 전통 금융의 본격적인 유입과 실물 자산 토큰화(RWA)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