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홀딩스 CI(자료=DL)
DL㈜이 올해 3분기 매출 증가폭이 제한적인 가운데 영업이익만 확대되는 불균형 성장이 이어졌다. 주력 제조업 실적이 업황 부진으로 제약을 받는 동안 스페셜티 제품과 미국 LNG 발전, 호텔업이 실적 방어가 됐다.
DL㈜은 7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880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66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74억원 늘며 수익성 위주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대내외 수요 둔화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일부 부문이 실적을 떠받친 셈이다.
석유화학 중심의 DL케미칼은 업황 부진이 계속됐지만, PB(폴리부텐) 등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이 수익성을 지탱했다. 의료용 IR(이소프렌) 라텍스를 생산하는 카리플렉스도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며 방어력을 확보했다. 크레이튼은 원재료 가격 하락이라는 부담에도 견조한 스프레드를 유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DL에너지 부문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미국 LNG 발전소의 용량요금 상승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강화했다. 에너지부문이 그룹 실적의 변동성을 완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 브랜드 글래드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환율 변수·관광 트렌드 변화 등 외부 요인이 상당한 업종 특성상, 이번 실적이 지속 가능한 추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일부 나온다.
다만 DL㈜ 전사 관점에서 보면, 실적 개선이 특정 부문에 집중되고 ‘본업 중심의 매출 회복’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 확대나 에너지 포트폴리오 강화 외에는 뚜렷한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DL㈜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자회사의 구조적 수익 기반은 견조하다”며 “향후에도 고부가 제품 확대와 운영효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