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전경 (사진=삼성물산)

건설업계의 안전 모범생으로 평가받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두건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중대재해 0건을 기록하며 안전 선도기업으로 평가받았으나, 올해 하반기 들어 두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 판교 사망사고와 평택 사고

31일 삼성물산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을 맡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PSM타워 신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64세 근로자가 굴착기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 작업을 중지시키고,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사망사고는 올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6월27일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배관 작업을 하던 50대 여성 하청 근로자가 8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 현장소장과 하청업체 관계자 2명 등 3명이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중대재해가 한 건도 없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초 건설사 CEO 간담회에서 "삼성물산은 제안자 인센티브제, 하청사 손실 보상제 등을 통해 노동자의 위험 개선 요구가 즉시 반영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며 모범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중대재해 0건'이 무사고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현장의 산업재해 부상자는 273명으로 상위 2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오세철 사장 "다시는 이런 사고 없도록 근본적 조치"

사고 직후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고귀한 생명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물산은 전국 현장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 사장은 "삼성물산의 모든 현장을 다시 점검해 근본적 안전관리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하청을 포함한 모든 협력사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