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달러/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

달러/원 환율이 최근 147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테마주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주는 고환율 수혜를 입었으나, 항공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환헤지를 위해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

2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린 1462.5원으로 출발해 146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4일 1475.2원으로 고점을 찍는 등 1400원대 중후반 흐름을 유지 중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국민연금을 동원한 환헤지 언급 등 환율 안정 카드를 연달아 꺼내들고 있으나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다.

다만, 고환율 기조 지속이 환차익 수혜를 입는 수출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달러/원 환율이 1460원을 넘어선 지난 7일부터 27일까지 5.7% 올랐다. 해당 지수는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16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0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씩 증가한다"며 "1400원대 이상의 환율 환경이 유지되면 자동차 업종에 유리한 수출 환경이 전개돼 4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소비주도 올랐다.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같은 기간 3.8%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해외 '불닭볶음면' 인기로 유명한 삼양식품과 LG생활건강, 에이피알 등 수출 호조를 기록한 종목들로 구성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항공주는 약세를 보였다. 대한항공(-1.1%), 아시아나항공(-3.8%), 티웨이항공(-3.4%) 등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항공사 매출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정비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환율이 높을수록 고정비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상승해 비용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향후 영업환경에 대해 단기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불안이 장기화되자 투자자금은 안전자산인 금 ETF로도 몰리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금 관련 ETF 10종목 중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9종목에 529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6개월간 유입 자금이 2조4186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월평균(4031억원) 대비 31.4%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대규모 유입은 환헤지 자산으로서 금에 주목한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다. 개인들은 금 ETF 순자산 1위인 'ACE KRX 금현물' ETF를 한 달간 2241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종목 수익률은 한 달간 8.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