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한미그룹 기업설명회 ‘Hanmi Vision Day’에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가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미그룹)


한미그룹이 '다시, 창조와 혁신'을 캐치프레이즈로 한 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헬스케어 사업 확장 및 비만·항노화 신약 등에 주력해 203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그룹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 인근에 신축한 ‘한미 C&C 스퀘어’에서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 대상의 기업설명회 ‘Hanmi Vision Day’를 열고, 비만과 안티에이징, 디지털헬스케어, 로보틱스 등 4가지 핵심 영역 중심의 2030 성장 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한미그룹은 탄탄한 토대(Fundamental)에 혁신(Innovative)을 더한 ‘듀얼 모멘텀(Dual Momentum) 전략’을 기반으로 이전보다 더욱 가속화한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한미가 구축한 ‘Fundamental Growth’에 ‘Innovative Growth’ 전략을 더해 2030년 계열사 합산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이날 설명회의 핵심이다.

한미사이언스는 기존 사업구조를 신약 및 바이오 중심의 ‘한미약품’(북경한미·한미정밀화학)과 ‘한미약품 외 사업군(JVM·온라인팜·의료기기·컨슈머헬스케어)’으로 재편한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미그룹은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내에 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과 전략적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는 ‘기획전략본부’와 ‘Innovation본부’를 신설했다. 두 본부는 김재교 부회장이 직접 구축한 조직으로, 그룹의 전략 실행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새롭게 재편된 사업구조는 약품 사업과 Medtech&Healthcare 사업에서 각각 균형있게 추진된다. 약품 사업은 한미약품 주도로 자체 개발하는 신약과 지주사 주도의 혁신 성장 전략을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First-in-Class와 Best-in-Class 신약 개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Medtech&Healthcare 사업은 한미그룹 각 계열사와 사업본부가 주도적으로 신성장 및 관련 사업 진출 전략을 탐색하는 동시에 지주사의 M&A 전략과 시너지를 내면서 사업 영역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2030년 국내 매출 1.9조, 해외 매출 1조 원 등 총 2.9조 원의 목표 매출 달성을 다짐했다. Fundamental 측면에서는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한미를 대표할 수 있는 제품을 매년 1건 이상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출시한 세계 최초 1/3 저용량 항고혈압제 ‘아모프렐’을 시작으로 국내 제약사 최초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롤론티스 오토인젝터(Auto-Injector)’ 등과 같은 여러 제품을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뛰어 넘는 플래그십(Flagship) 제품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Innovative 전략에서는 기존에 한미가 보유한 개발 기획과 임상 역량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해외 진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특허 만료 품목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신제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과 공동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사업적 우위를 강화한다. 한미는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링거인겔하임 등과 공동 판매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미그룹의 미래가치를 담당하는 한미약품 R&D센터는 ‘Shaping the Future of Aging’이라는 비전을 주제로 건강한 고령화의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는 GLP-1 약물이 비만 치료를 넘어 염증, 신경염증 감소를 통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최근 연구 흐름을 소개하며 “한미약품은 항암 신약 개발뿐 아니라, 비만을 세분화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항노화 연구까지 폭넓게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바이오인포매틱스(BI), 오믹스(Omics) 등의 첨단 R&D 인프라를 구축해 신규 타깃 발굴 및 다양한 모달리티 기반의 연구 역량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혁신 항암신약 개발과 함께 ‘H.O.P 프로젝트’의 고도화와 ‘항노화·역노화’ 분야 연구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H.O.P 프로젝트’의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는 비만 수술 수준의 효력을 기대​하고 있으며, 근육량 증가라는 체중 감량의 질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도 순조롭게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한미약품은 비만과 노화 간 공통 병리기전을 활용해 항노화 효과를 추가로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항노화·역노화 프로젝트’의 경우 치료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툴로써 인크레틴 기반 약물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경에는 항암, 비만 및 대사성 질환을 넘어 항노화·역노화 연구로의 확장이 한미약품의 새로운 도약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약품은 R&D 영향력을 강화하며 근거중심의 차별화 마케팅으로 주력 품목 시장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고 있다”며 “2030년을 향한 R&D 중심의 장기 성장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항암과 비만을 넘어 항노화·역노화 연구로의 확장이 인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의약품으로 향후 글로벌 제약 시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업설명회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차원의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들도 공개됐다. 한미그룹의 올해 총 매출은 약 2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30년에는 계열사 합산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연평균 약 20%의 성장률(CAGR)에 해당하는 수치로, 기존 사업 성장 및 혁신 사업 성장 목표가 함께 이루어져야만 달성할 수 있는 도전적인 목표다.

먼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25%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의료기기 및 뷰티케어 영역에서의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과 그룹 계열사의 성장 견인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글로벌 수준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라이선스 아웃 성공과 국내외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를 통해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JVM 역시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의 매출 확대와 소프트웨어 분야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그룹은 주주들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계획하고 있다. 최소배당금제도를 우선 실시하고 성장에 따른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기 위해 최소총주주환원율 제도를 함께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는 30%, 한미약품은 20%, 제이브이엠은 20% 이상의 총주주환원율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자사주 매입과 임직원 주식기반보상제도를 통해 임직원의 성과 보상과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뿐 아니라, 우수한 인재가 한미그룹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안정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심병화 한미사이언스 CFO(부사장)는 “2030년에는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JVM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의 상승을 함께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