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직장갑질119'가 최근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가 45.4%에 달했다. (자료=YTN캡처)
내일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지 1년이 된다. 하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개정법 시행 1주년을 앞두고 최근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가 45.4%에 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29.6%), 부당 지시(26.6%), 업무 외 강요(26.2%) 등이 많았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처벌 규정을 두지는 않았다.
대신, 상시 노동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처벌보다는 기업별로 원인 근절을 위한 자체적인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취업규칙에는 ▲금지 대상 괴롭힘 행위 ▲예방 교육 ▲사건 처리 절차 ▲피해자 보호 조치 ▲가해자 제재 ▲재발 방지 조치 등을 기재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 근로기준법이 직장 내 괴롭힘을 명시적으로 금지했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예로 법 시행 첫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사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낸 '1호 진정' 사건을 조사한 노동부는 사측이 시정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됐다.
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법에 명시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이 불법행위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기업별로 이를 규율할 자율적 체계를 갖추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