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본격적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의약품 시장 역시 급속히 팽창하고 있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의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전방위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HK이노엔은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한다. 최근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IN-115314는 세포 내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야누스 키나제-1(Janus Kinase-1, 이하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 물질이다. 기존 출시된 치료제는 JAK-2까지 억제해 부작용 위험성이 우려돼 용법·용량 제한이 있었지만 IN-115314는 높은 선택성과 뛰어난 JAK-1 억제능으로 낮은 부작용과 효과적인 항염증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HK이노엔은 해당 물질을 사람(연고제)과 반려동물(경구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동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JAK-1 억제 기전을 이용해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를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HK이노엔이 유일하다.

유한양행은 2011년부터 반려동물 관절염 치료제 ‘프로모션 420’을 출시하며 일찌감치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1년에는 펫 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해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와 유산균을 선보였으며 같은해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와 2023년 반려동물 골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를 출시했다. 유한양행은 2023년에 동물병원 전용 처방식 사료를 출시하며 동물용 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동물병원 전용 소프트(Soft) 사료 브랜드 '와이즈벳'을 통해 일반식 퍼피, 어덜트, 시니어를 시장에 내놨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벳플’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벳플은 수의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브랜드로 반려동물의 신체건강과 함께 정신적 건강까지 케어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벳플의 메인 제품인 '카밍츄'와 '카밍스틱'은 스트레스 완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전 제품에는 반려동물의 면역증진을 위해 개발된 '이뮤노힐'과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되는 'L-테아닌'이 함유돼 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반려동물의 간 건강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를 활용한 정제형 동물용의약품 ‘UDCA정’을 출시했다. UDCA는 간 해독 및 보호와 체내 독소 배출을 돕는 무독성 담즙산의 핵심 성분이다. 또한 인체용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품목허가 절차를 준비중이다.

동국제약은 2021년 동물용 의약품 제조·판매를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고 지난해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출시했다. 캐니돌은 동국제약 대표 제품인 잇몸약 '인사돌'의 주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사업 규모는 2022년 8조원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14.5%에 성장해 2027년에는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려동물 연관 시장 규모의 경우 3781억달러(532조원)로 연평균 7.5%씩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7804억달러(1098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품목의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특히 인체용 의약품의 개발 노하우를 반려동물 의약품에도 적용한다면 큰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